상단여백
HOME 오피니언 칼럼 유인봉 칼럼
입춘대길과 고드름유인봉 대표이사
   
▲ 유인봉 대표이

날씨가 어지간하게 추워서 입춘인데 처마 밑에는 고드름이 주렁주렁 달려 있다.
봄바람은 부드럽다는데 아직도 칼바람이요, 한파가 다 물러가지 않아서 올림픽을 앞두고도 걱정들이 많다. 겨울이 어려운 사람들에게는 더 무서운 계절이다.

가난한 것도 서러운 법인데 더더욱 추위에는 마음도 오그라들고 방법이 없다.
입춘이 찾아왔으니 문을 열고 좋은 기운을 받아들여야 마땅한 일인데 겨울 장군이 아직까지 앞에 서서 물러갈 것 같지 않은 기세이다.
 

우리는 냉기 가신 집안에서 지내지만  때로는 이 맹 추위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버티고 명랑하게 꼬리를 흔들어 반가워하는 우리집 사랑이와 믿음이를 창밖으로 내다보며 참으로 대단하다는 느낌이다. 세 마리의 오리들도 마찬가지이다. 하얗게 녹지 않은 눈밭위로 이리저리 돌아치는 폼이 씩씩하기만 하다.

저들만큼 그렇게 삶의 끈기와 인내심으로 살아 내고 있는걸까 스스로 생각을 해 본다.
세상사 만물이 다 스승이 아닌 것이 없다고 하듯이 창밖의 풍경 하나하나 생명이 살아가는 모습 한 동작 동작이 가르침이다.
세상사 경쟁이 없는 곳이 없고 불안한 조급증이 일지만  스스로의 여유찾기가 필요하다.

어릴 때 초가지붕 처마 밑에는 고드름이 주렁주렁 나란히 달렸던 것이 생각난다. 손에 고드름을 따들고 놀기도 했는데 그때는 그리 춥다는 것도 문제가 안 되었던 것 같다.
세월이 가면서 마음에 따라 느낌도 달라지고 받아들이는 것도 달라지는 것이 많다.

그래도 어릴적 보았던 익숙한 것들은 마음을 열게 하고 정서를 곧 회복하게 한다. 녹녹하지 않은 현실일지라도 받아들여 녹이고, 건강한 마음으로 돌아가게 하는 힘도 있다. 아무리 춥다고는 하지만 이미 봄바람이 시작된 것은 틀림없다. 살아온 지난 날이  꽁꽁 얼어붙은 고드름 같아도, 봄바람은 곧 부드러운 싹들이 올라오게 할 것이다.

추위를 뚫고 생명이 나오게 하는 것은 다름 아닌 봄바람이다. 입춘이라는 기운이 이미 대지에 임했다. 각자의 봄을 잘 맞이하라는 듯 그렇게 도착했다. 입춘의 봄바람을 신바람으로 만났으면 좋겠다.
조금만 지나면 ‘아니 언제가 겨울이었지?’ 하고 확실히 봄을 느끼는 날이 곧 온다.

이제 어떻게 날마다 길일로 만드는 것에 더욱 마음을 둘 때이다.
그 추운 겨울도 살아냈는데 추운바람 분다고 봄을 무서워할 일은 아닌 것이다. 배고픈 겨울날 하루 저녁에 용기가 왔다갔다 했더라도 이제 날씨가 서서히 풀리면 몸도 마음도 기지개를 펴지 않겠는가! 자연중의 자연, 자신의 에너지가 변화하는 힘을 믿어보면 좋겠다.

늘 좋은 기운으로만 사는 사람만도 없고 늘 운이 나쁜 사람도 없다. 양지가 음지가 되고 음지도 양지가 될 날이 온다. 그것은 적극적으로 자신이 불러들이는 에너지라고 믿는다. 아무리 어려운 일들도 진행해가면서 모이고 모여 힘이 되고 합력해서 좋은 것으로 마무리될 수 있다. 겨울이 혹독했는지는 몰라도 날마다 겨울일수는 없다.

고드름이 풀리는 날이 금방 온다. 세상을 살면서 이치로 느끼는 것들이 꽤 많다. 그런 변화를 느끼고 믿노라면 힘이 생긴다.  한때는 구석졌던 곳이 새롭게 개발되면서 엄청난 도시로 변하기도 하고 쇄락해가는 구도시의 변화의 힘을 보면 사람살이와도 이와 같게 보인다.

“아니 언제, 어떻게 저렇게 변했지?”
우리 자신이 한 나이 더 먹고 한 겨울을 지나면 더 깊어지고 넓어진 모습에 놀라며 누군가 그렇게 말하면 너무 좋지 않을까! 누군가를 만났을 때 지난번 만난 그 사람이 아니라 훨씬 더 좋아진 모습은 내 행복이 아니라도 내 행복처럼 좋다.

우리 자신 스스로도 겨울을 뚫고 나온 대단한 사람이라고 박수를 보내자.
봄은 아무나 만나는 것이 아니다. 겨울을 못 건너온 사람들도 있다.
겨울을 건너 봄을 만났으니 잘 살아볼 일이다. 어제보다 나은 내일, 겨울보다 더 좋은 봄을 살자!

 

유인봉 대표이사  mr@gimpo.com

<저작권자 © 미래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유인봉 대표이사의 다른기사 보기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