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인봉 주)미래신문 대표이사

아침결에 지날 때는 활짝 피지 않았던 벚꽃이 오후쯤 되니 더욱 만개한 느낌이다.
봄을 타고 올라온 부추의 여리고 부드러운 잎새를 뜯고 봄쑥을 살짝 섞어서 부침개를 해 먹었다. 그다지 쓰지도 않고 달지도 않은 담담한 맛이라고나 할까! 

정말 단순한 맛을 즐기는 기회, 자극적이지 않은 음식에 우리는 점점 더 먼 식사를 하고 산다. 맛있다와 맛없다로 구별하면서.
몇 점 집어 먹으니 벌써 배가 차니 입으로 먹는 음식은 사실 그리 대단하지 않은 비용이 든다는 생각이 든다.

그 외의 다른 사회적 비용들과 경제적 상황들에 우리는 많이 휘둘리기도 하고 힘든 것도 사실이다.
아주 단순하게 먹고 나머지 시간을 온전히 자신을 위해 쓰거나 스스로 자기가 먹은 그릇을 스스로 설거지 하는 일, 하루를 사는 동안 삶과 죽음을 명상하고 시간을 할애 하는 기회들을 통해 우리의 삶은 더 좁은 집도 넉넉하게 사는 법을 알게 되고 배우는 것 인지도 모른다.

1.9평 안이 좁아 보일 수도 있지만 때로 생존의 넓이를 제한당할 때 우리는 불편함 속에서 더 깊은 삶의 진실에 눈길을 두고 바람에 일렁이는 풀 한포기를 통해 영원과 맞닿을 수도 있다.

우리는 우리도 모르는 사이에 누군가가 대신해 주는 삶에 익숙하거나 외부나 기계에 의존하지 않는 자신이 움직여 얻는 작은 소산의 삶에 더 어설퍼한다.

자신의 운동화 한 켤레를 뽀얗게 빨아보는 이들이 많지 않을 듯 싶다.
맡기는 것이 편하다고 생각하고 살아가는 세상에서, 가끔은 가능한 한 손으로 느끼고 만지는 감각의 촉감을 통해서 스스로 깨어나는 감각을 만나고 진짜 빛나는 희열을 알 수 있으면 좋겠다.

봄산의 진달래는 참 예쁘고 곱지만 코를 가져다 대면 향기로 자극하지는 않는다.
사람도 누군가는 모습으로 예쁘고 누군가는 향기로 아름답다.

아침 한 나절의 비 바람에도 진분홍 진달래는 스러진다. 피어남과 끝자락의 선명함을 알면 그다지 붙잡고 집착할 그 무엇도 없다.
금방 스러질 그 연약한 모습으로 뿌리 한 싹만 남아 있어도 오직 한 송이 진달래 꽃을 피우는 그 모습을 보면 애닯기도 하고 모든 생명으로서의 갈 길이 보인다. 

생명은 자신의 색을 드러내야 하고 마침내 살아남아 꽃을 피워내야만 한다.
정말로 많은 것을 소유하고 축적하는 것만이 우리를 넉넉하게 만드는 것 같지는 않다. 

우리들의 삶을 더 넉넉하게 만드는 것은 과연 무엇일까?
한 송이 꽃을 마침내 피우기 위해 끊임없는 희망을 발견하고 노력해 나아가는 과정이야말로 우리들의 참다운 삶이자 넉넉한 인생이다.

더 나아가 자신의 삶에 대한 생각과 실천, 행동이 하나가 되는 삶이야말로 최선의 인생이 아닐까!
생각과 다른 삶을 살아가는 것은 참으로 어려운 일이다. 

생각은 이쪽으로 가자하고 행동은 저쪽으로 가야하니 괴리가 생기고 이러한 생활을 오래하면 아픔을 경험하게 된다.
해마다 삶에 지친 이들이 조화로운 인생에서 멀어져가고 있다.

많은 이들이 삶의 목표를 생각한다. 한 세상을 사는 것이 땀과 영혼을 쏟는 것이라면 누구든 바르게 살고 싶고 긴장과 불안에서의 탈피, 평화로운 삶을 간절하게 원하는 것 아닐까?

그렇게 문명의 혜택이 더 많은 세상에 살면서 우리는 더 많이 병원에 간다.
넉넉함 대신 목을 조르듯이 조급함이 우리를 묶어버리고 만다.

가만히 있으면 언제 급물쌀에 휘말려 어디로 휩쓸려갈지도 모른다.
그러므로 더욱더 우리 스스로 깨어있어 자기 행동이 되는 이론을 세워야 한다.

더 넉넉하게 사는 삶을 위한 자신의 기준이 필요하고 그 계획을 실천에 옮겨가는 과정이야말로 충분히 가치가 있는 일이다. 어느 순간 가벼운 마음으로 결정할 수 있는 일은 아닐 것이다. 

자신의 생각과 행동이 하나 되는 삶, 여기에 건강함이 있고 조화가 지속적으로 적절하게 이루어지는 축복된 삶이다. 넉넉함이 있고 진짜 인생이다. 

유인봉 대표이사  mr@gimp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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