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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의 의회' 언로를 틀어막다

24일 김포시의회가 환경부의 습지 관련 설명회에 의사표현의 수단으로 불참을 선택했다.
설명회 참석여부에 대한 여론이 분분하긴 하지만 정부를 상대로 한 작은 지방의회의 저항은 나름대로 이유가 있었다고 본다.

하지만 의회가 빠진 설명회장에서 환경부와 지역 시민단체, 그리고 기자들 사이에서 이루어진 논의과정마저 저지시킨 점은 쉽게 납득이 가지 않는다.

논쟁이 두려웠던 것인가, 아니면 시민들의 대의기관으로서 여론을 성숙시키고 수렴해야할 의회가 본분을 잠시 잊었던 것일까.

의회를 대표해 나선 한 의원의 표면적인 이유는 환경부의 ‘음모’에 놀아나지 말라는 것이었다. ‘환경부가 이번 의회 설명회를 주민설명회로 대체하려는 작태’라는 것. 이 용감한 의원은 지난 3일 환경부와 가진 면담에서도 ‘습지보호 지정을 통해 골재채취권을 빼앗아 팔아먹으려는’ 환경부의 음모(?)를 파헤쳤던 장본인이기도 했다.

어리석고 무지몽매한 우민(愚民)이 된 시민단체와 이 의원(議員) 사이에서 한차례 고성이 이어진 후 결국 의회의 의도대로 이 자리는 해산됐다. 

와중에 한 시민단체 관계자는 환경부 관계자에게 “(습지보호지역 지정을)찬성하는 사람도 있다는 것을 알아 달라”며 “찬성과 반대 각자의 이익이 모두 공존돼야 한다”고 말했다.

언로를 틀어막은 의회는 이어 세를 과시하기라도 하려는 듯 기자들을 상대로 브리핑을 연 자리에 신도시주민대책기구 위원장들과 몇몇 사회단체 임원들을 모셔 놓았다. ‘봐라 이게 바로 지역정서다’

하성면주민대책위를 집회에 동원하려 했으나 여의치 않게 되자 가장 조직화돼 있는 단체인 주민대책기구를 찾게 됐다는 설명이다.

브리핑이 열린 의장실은 환경부와 시 집행부에 대한 성토장이었다.
최근 지역에서 연이어 발표된 성명서를 통해 수차 반복된 환경부의 습지지정에 대한 반대논리가 재차 반복됐고 설명회에 참석한 시민단체들의 배경에 시가 있다느니, 하성주민들을 뒤에서 꼬드겨 집회를 열지 못하게 했다느니 하는 각종 설도 난무했다. 

습지지정 논란과 관련 원칙적 반대 입장을 밝힌 바 있는 시의회가 최근 들어 검증받지 않은 잣대로 여론을 몰아가고 있다는 비판이 여기저기서 제기되고 있다.

의회는 지역정서 운운하며 시민을 앞세우고 있지만 그 지역정서를 판단하는 기준과 잣대는 어디에 두고 있는지 묻고 싶다.

시민들은 의회의 신념과 의지에 박수를 칠지도 모른다. 하지만 자신들의 귀를 막고 입을 차단하는 통제권까지 행사하라고 하진 않았다.

환경부의 의견 수렴과정이 잘못됐다면 제대로 된 의견수렴을 위해 의회는 어떤 노력을 했는지 묻겠다.

황인문 기자  im@gimp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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