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7일 양측이 시청 회의실에서 5차협상을 벌이고 있다.

김포변전소 건립과 관련 27일 한전과 주민 양측은 ‘옥신각신’ 산고를 거듭한 끝에 완전지하화를 원칙으로 하는 협상을 마무리 짓고 합의각서를 교환했다.

먼저 한전은 변전소를 완전지하화로 신축하고 송ㆍ배전 선로는 지중화 공사시 현재 설치돼 있는 배전선로를 포함해 감정초등학교 이후까지 차도 중앙지점에 지중매설키로 했다. 이와 함께 시공사인 서진산업측이 주민들을 상대로 취한 민ㆍ형사상 조치를 취하하도록 적극 노력한다고 약속했다.

이에 주민측은 변전소 공사와 관련해 어느 누구든 공사를 방해해서는 안되며, 공사를 방해한 자는 모든 민ㆍ형사상 책임을 지기로 서명했다. 또 합의각서를 체결한 이날 이후 주민측은 어떤 추가 요구조건을 한전측에 제시하지 않기로 했다.

오전 11시경 시청에서 가진 5차 협상에서 양측은 지하변전소 상층부의 녹지화를 놓고 지지부진한 협상을 계속하다 시청의 중재로 극적인 타결을 보게 됐다. 무려 4시간 30분이 소요된 마라톤 협상이었다.

이번 협상에서 주민측이 당초 요구안에서 대폭 양보한 수정안을 제시, 협상이 급물살을 타는 듯했으나 한전측은 완전지하화안 자체에 난색을 표명했고 주민측도 한전의 수정안을 거부하며 양측은 신경전을 벌였다.

주민측은 마을발전기금, 지가하락 보상, 원주민 이주대책 등 기존 요구안을 대부분 삭제하고 완전지하화 부분만을 한전측에 제시하고 1억6천여만원에 달하는 서진산업측과의 손배소 부분 등은 8명의 당사자들이 개별적으로 대응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어 각서를 꾸미는 과정에서 한전은 ‘변전소의 상층부분을 녹지로 조성한다’는 부분의 문구에 대해 “녹지 조성 범위가 향후 문제가 될 소지가 있다”고 이의를 제기, 이후 관련문구를 작성하는 과정에서 실랑이가 벌어졌다.

주민측은 “차후 시설변경을 통해 사택을 조성하려는 의도”라며 반발, 변전소 관련 시설물 및 녹지 범위를 놓고 10여차례나 합의각서를 수정하고 수시로 협상장 진퇴를 반복하는 등 결렬 분위기로 이어졌다.

지루한 공방이 계속되자 주택과 임종광 과장이 변전소 건립 공사과정과 이후 시설변경, 용도변경 등의 허가변경 사항을 일절 허용하지 않는다는 중재안을 제안, 양측이 합의에 이르렀다.

시의 중재에 따라 주민측은 임 과장이 약속한 부분에 대한 시장명의의 서면을 받기로 하고 기타 사항에 대해선 차후 시와 별도의 협상을 진행키로 했다.

한전과 주민 양측의 협상이 타결되긴 했지만 변전소 건립에 따른 부차적인 문제가 여전히 남았다.

이번 합의 내용에는 독자골 원주민측 요구사항이 빠져 있어서 이후 보상 등 개별적인 협의가 별도로 진행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또 주민측과 서진산업과의 민ㆍ형사상 제재에 대해서도 뚜렷한 결론을 내리지 못한 상태여서 향후 어떤 변수로 작용할지 장담할 수 없게 됐다. 

한편 이날 최종 협상에 이름에 따라 변전소주민대책위는 해체될 예정이며 한전은 내일(28일)부터 곧바로 공사를 재계할 계획이다.

황인문 기자  im@gimpo.com

<저작권자 © 미래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