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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로수가 바나나 나무로 바뀐다면....
   
 
   
 

연일 35℃ 내외의 온도를 보이는 뜨거운 날씨가 이어지고 있다. 한반도의 날씨는 점점 더워지고 있음이 확실해 보인다. 기상학자들의 연구에 의하면, 앞으로 우리나라의 날씨는 현재의 온대 기후에서 아열대 기후로 변할 것이라고 한다. 이렇게 되면 서울의 가로수가 바나나 나무나 파인애플 나무로 변할 날이 머지 않은 셈이다.

날씨의 변화는 우리 생활과 경제에 큰 영향을 준다. 에어컨 등의 가전기기와 빙과류 등의 여름 관련 제품 판매는 계속 증가하는 반면 그 반대쪽에 있는 제품들은 하향 곡선을 그릴 것이다. 이것은 하나의 예일뿐이고, 그 외 예상되는 변화는 매우 다양할 것이다. 현명한 경영자라면 또는 정책 입안자라면 기상학자들의 의견을 깊이 고려해야 한다.

그럼 점점 더워지기만 할 것인가? 그건 그렇지 않다. 언젠가 다시 추워지는 시기가 온다. 지금은 빙하기와 빙하기 사이의 간빙기라면 앞으로 다시 빙하기가 온다는 것이다. 빙하기를 오랫동안 연구한 학자의 말에 따르면, 현재 지구상에 있는 얼음의 대부분이 녹을 무렵에는 또다시 얼음이 불어나기 시작하는 시대가 온다. 그렇게 되면 우리 한반도 면적의 2/3 이상은 얼음에 덮인 체 몇 만년을 보내야 할 것이다.

최근의 빙하기는 6만 년 쯤에서 1만 년 전쯤까지 계속되었는데 이것을 뷔름 빙기라고 한다. 현재는 그때의 얼음이 약 3분의 2쯤 녹은 무렵이며 앞으로 전부 다 녹아버릴지 어떨지는 알 수 없으나 당분간은 계속 녹아 갈 것으로 추정된다. 그런 후에 다시 빙하기로 옮아가면 지구 위에 있는 물의 몇 퍼센트씩 얼음으로 변해가고, 얼음이 되면 그것은 바다에 흘러가는 것이 아니라 많은 부분이 육지에 남아있게 된다. 이 말은 빙하기가 되면 바닷물의 양이 줄어든다는 뜻이다. 그러면 어떻게 될까?

많은 변화가 있겠지만 우선 한반도의 면적이 넓어진다. 우리나라 황해가 육지로 드러나 중국과 이어지게 될지도 모를 일이다. 땅값이 내려갈 것이고, 농토가 넓어질 것이다. 중국과의 무역은 육상으로 이루어져 물류비가 대폭 감소하여 경제성이 높아질 것이다.

흑산도는 평지 위에 서 있는 산이 될 것이고, 부산이나 인천은 해발 50미터에서 100미터나 되는 높은 지대의 도시가 될 것이다. 그리고 지구 전체적인 기후는 차고 건조해진다. 북반구 중위도에 위치한 우리나라도 지금보다 훨씬 춥고 건조한 날씨가 이어지고, 겨울이 길어질 것이다. 이렇게 되면 빙과류 장사나 에어컨 장사는 망하게 될 것이다. 반대로 뜨거운 음식과 난방기 장사는 잘 될 것이다.

그러나 크게 걱정할 필요는 없다. 왜냐하면 이러한 변화는 수 천년에 걸쳐 천천히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더운 여름, 이 글을 읽고 얼음 가득한 빙하기를 상상하여 조금은 시원해졌으면 한다.

손영운  shonja@empa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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