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포시가 20일부터 새롭게 추가된 신도시예정지구에 대한 공람을 실시한다고 한다. 건교부의 150만평 축소안에 대해 거세게 반발했던 초기의 모습과 달리 150만평개발과 경전철건설이란 건교부의 해법에 김포시가 사실상 동의한 모양새다.

이에 대해 일부시민들 사이에서 김시장 소환운동을 해야 한다는 주장이 인터넷상에서 떠돌고  있다. 경전철유치라는 김시장의 공약만 의식한 졸속적인 결론이란 것이다. 하려면 500만평 원안을 관철하는 강력한 입장을 견지하든지, 아니면 신도시 백지화후 전면재검토를 통해 김포의 종합적인 발전계획을 김포시민이 중심이 되어 하든지 하라는 얘기다. 나름대로 시장소환론의 근거는 있는 것이다.

그런데 실제로 신도시정책과 관련한 김포시의 행동궤적을 살펴보면 기초자치단체의 애로사항을 인정한다 하더라도 ‘최선’이 아닌 ‘차선’, 그것도 밀려서 선택한 차선이 아니라 스스로 선택한 차선이란 느낌을 지울 수 없다. 

그것은 경전철에 대한 김포시민의 놀라울 만큼 신속한 문제의식에서 드러나고 있다. 경전철은 건설비용과 유지비용뿐 아니라 속도와 서울시계에서의 환승문제등 여러 가지 문제를 안고 있다. 아울러 한번에 논스톱으로 서울의 이곳 저곳을 다닐 수 있는 전철건설의 가능성을 아예 봉쇄한다는 장애물로서의 의미도 있다.

이쯤 되니 김시장이 2년전 공약으로 내세운 경전철건설이 김포의 기간대중교통수단으로서의 의미가 아니라 신도시건설과 관련해 늘어난 인구를 감안하지 못한 졸속공약이란 결론이 도출되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김시장은 필자가 사회를 본 시장후보초청토론회에서 경전철건설비용과 관련된 상대후보의 질문에 제대로 답변하지 못하고 서둘러 공약으로 내놓은 듯한 뉘앙스를 풍긴 적이 있기도 했다.

자, 경전철 문제는 이렇다. 인구 20만이 채 안된 2년 전 시장선거에서 김시장은 경전철을  유치하겠다는 공약을 내걸고 당선되었다. 그런데 경전철과 특목고등 여러 가지 공약사항을 한방에 해결할 수 있는 도깨비 방망이가 있었으니 그것은 바로 신도시유치였다. 김포시 예산을 한푼 안들이고 엄청난 기반시설을 국고내지 개발이익금으로 충당할 수 있으니 수용주민들의 아우성만 못들은 척 하면 나름대로 묘수라고 생각할 법 하다. 

문제는 신도시유치가 가져올 가공할만한 인구증가규모는 경전철이 아니라 전철유치가 되어야 할 상황이 되어 버렸고, 이 와중에 500만평개발이 150만평으로 축소되면서 전철이 경전철로 둔갑되어 버린 것이다.  이러니 수용주민들의 반대여론은 차치하더라도 500만평개발과 전철건설이란 환상속에 묵묵히 지내온 대다수 김포시민들은 졸지에 150만평이란 ‘계획된’ 난개발과 여러 가지로 문제덩어리인 경전철 건설앞에 황당해진 것이다.

더욱이 김포시와 김시장이 정책실패에 따른 문책앞에 다급해진 건교부가  150만평 + 경전철건설약속을 내놓자 마자 기다렸다는 듯이 덥석 받아든 것은 신도시해법을 김포시민의 관점이 아니라 시장의 선거공약이란 범주내에서 인식하고 대응하고 있다는 경향성마저 읽히게 하는 것이다.

신도시문제는 여러 가지 변수가 있는 문제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김포의 백년, 혹은 수백년을 디자인하는 문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겨우 2004년이란 현싯점에서 잠시 시장을 지내고 있는 이가 자신의 정치적 필요에 의한 그림을 일방적으로 그리고 김포시민의 동의를 구하지 않는 건교부의 결론을 덥석 받아든 것은 자신의 권한범주를 넘어선 일이다.

그리고 정작 심각한 문제는 생활고에 바쁜 김포시민들은 아무소리 못하고 김포시장의 결정을 바라만 보고 있는 것이다.  그저 몇 사람의 시민들만 시장소환의 필요성을 인터넷상에서 허공만 때리고 있는 것이다.

광범위한 해법모색보다 손쉽게 행정절차를 통한 ‘문제덮기’, 그리고 시민의 무기력, 이것이 2004년 김포의 진정한 비극이 아닐까 한다.

김석수  pwks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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