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운동에 대한 이미지는 사람마다 다를 듯싶다. 우리사회의 문제를 앞장서서 해결하는 데 헌신하는 사람들의 모임으로 연상하는 이도 있고, 지나치게 사회를 혼돈스럽게 한다고 여기는 사람도 있을 법하다. 개중에는 정치적 관점으로 순수와 불순사이를 오가며 재단하려는 사람도 있고, 그 활동의 긍정성과 부정성을 운운하는 사람도 있다. 

그런데 장님코끼리 만지기식으로 시민운동의 일면만을 인식하고 있는 사람들이 대부분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가끔 든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사람은 자신이 보고 싶어하는 지점만을 중심으로 바라보는 주관적 동물이기 때문이다.

생각하는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나는 시민운동을 크게 두가지로 대별한다. 하나는 사회의 구조적인 문제와 모순에 대해 투쟁을 통해 개선하는 '시민행동'과 사회구조의 결과물에 대응하여 문제를 완화하는 '복지운동'이 그것이다.

그런데 사람들은 시민운동하면 주로 시민행동, 즉 대립하고 투쟁하는 양상만 떠올리고, 복지운동에 대한 이미지는 떠올리지 않는다. 자극적이고 선정적인 뉴스가치를 중심으로 편집하고 편성하는 언론이 중간매개체로 전달하면서 나타난 현상이다.

그러니 사람들은 시민단체들의 복지와 관련된 활동을 아예 모르거나, 또 일부 시민운동가들도 저항과 대립과 투쟁으로 외화된 현상, 즉 시민행동만이 진정한 시민운동이며 복지운동은 사회구조의 결과물에 천착한 활동이기 때문에 문제의 본질을 호도하는 활동이라는 편견을 갖고 있기도 하다.  심지어 모든 복지운동은 정부나 지방자치단체의 지원을 받고 있거나, 받으려하기 때문에 순수한 시민운동이 아니라 관변활동으로 인식하려는 경향도 있다.
그러나 법으로 규정된 관변단체가 아닌 이상, 설립과 활동의 주체는 엄연히 민간이고 시민이므로 복지운동도 시민운동의 한 부분이란 인식을 가질 필요가 있다.  

그래서 시민운동은 이 두가지 즉, 시민행동과 복지운동을 모두 포괄하는 개념이고 이 두 영역에서 공동선의 추구, 혹은 공익추구라는 시민사회의 내재적 가치가 관통하여 흐르고 있는 것이다.

그런 면에서 김포의 시민사회는 좀 더 분발할 필요가 있다. 헌신적인 운동가의 숫자가 절대 부족한 때문이기도 하지만, 시민운동에 대한 협소한 이해와 이미지 때문에 뜻있는 이들의 참여가 주저스런 이미지환경을 만들고 있는 것은 아닌지 되돌아볼 필요는 있다. 

그래서 시민행동과 더불어 시민들의 생활현장에서 쉽게 시민들에게 다가갈 수 있는 생활운동으로서의 복지운동에도 적지 않은 노력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 지나친 이념적 관성에 따른 편견과 세계를 인식하는 좁은 스펙트럼으로부터 해방되어 보다 다양한 시민들의 요구를 의미있게 인식하는 관점전환도 불가결한 일이다.

특히 80년대를 지나면서 폭압적 군사정권이란 극단적 상황에서 극단적 경험을 겪은 이들의 경우, 자신의 경험을 절대화하고 일반화하기 쉬운 오류, 즉 관계에서의 일방주의와 논의와 관점의 독점주의에서 벗어나 보다 다양한 관점과 자세로의 변환이 있을 때 김포는 제대로 된 시민사회건설이 가능할 수 있다.

크고 작은 사안에 대한 소모적인 사회적 비용을 절감하면서 모두가 공감하는, 바람직한 가치를 중심으로 한 아름다운 공동체를 만들 수 있는 것은 결국 시민사회건설여부에 달려 있다.  그리고 제도적 모순을 극복하는 시민행동과 제도의 희생자들을 치유하는 복지운동이 조화를 이룰 때 김포시민사회는 그 성숙도를 한층 더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교통.교육.환경등 생활의 다방면에서 불편을 호소하고 있는 시민들이 문제를 스스로 해결하려고 하는 주체적 자의식이다. 자신의 시간과 노력과 경비를 조금씩 갹출하여 모두가 함께 겪고 있는 어려움을 해결하여야겠다는 자세를 가질 수 있어야 한다. 특별히 당장의 생계에 어려움을 겪지 않는 중산층시민들은 가능한 범위내에서 시민운동에 참여할 수 있는 넉넉한 자세를 가졌으면 한다.  

그래서 새로운 변화가 시작되는 김포에 새로운 그림그리기에 들어간 김포인 모두가 시민운동을 통해 아름다운 그림을 그릴 수 있기를 기대하는 것이다.

김석수  pwks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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