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초질서 확립 없이 선진국은 될 수 없으며 선진국과 기초질서는 비례한다고들 한다.

나는 몇 년 전에 11박 12일 동안 미국과 캐나다로 해외연수를 다녀온 후 그들이 어마어마하게 세워놓은 빌딩, 박물관, 잘 다듬어진 시가지 환경과 넓은 땅에 놀란 것이 아니라 민주시민만이 가질 수 있는 자연스러운 태도와 몸에 밴 기초질서에 놀랐다.

과연 세계 최강국은 기초질서 속에 만들어지는구나! 하는 생각이 지금도 눈에 선하다.

어느 학교를 방문하나 수업 중에 무의식중이라도 손장난을 하거나 옆 사람과 이야기하는 어린이들을 거의 발견할 수가 없었다. 복도나 교실을 통행할 때 소란스러운 곳이란 전혀 발견할 수가 없었다.

이는 자유분방한 것 같지만 어렸을 때부터 철저하게 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합리적인 미국인들의 생활태도와 질서의식에 대한 높은 관심과 실천의 결과라고 한다. 우리나라의 어린이들은 현장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일로 화장실 갈 때, 급식소나 식당에 갈 때, 복도를 통행할 때 등을 관찰해 보면 조용조용히 여유가 가지고 걷는 학생이 드물다.

무엇이 그리 바쁜지 유치원에서 6학년에 이르기까지 종종걸음이거나 뛴다. 수많은 전쟁을 겪어온 우리의 민족성인가? 가정교육의 잘못인가? 우리교육과 사회의 잘못인가?

기초질서 중에 기초를 지키지 못하는 이러한 생활태도와 성질을 가지고 자라온 아이들이 세 살 버릇 여든까지 간다는 말처럼 어른이 되어도 가정과 일터와 사회에서 기초질서를 지키지 못하고 빨리빨리, 적당 적당히 하는 생활이 이어질 것이 뻔하다는 생각이 들 때 큰 우려가 된다.

바로 방문현장에서 피부로 느낄 수 있었던 것은 식당에서 떠드는 사람이 있을 경우 모두가 시선을 그 사람을 향해 질책과 경각심을 갖게 하는 눈빛을 보내고 있었다.

철저한 책임을 묻는 민주시민의 관례로 눈이 왔을 때 집 앞의 눈을 치우지 않아 행인이 다치면 그 집 주인이 치료비를 보상하도록 규정되어 있고 가게와 집 앞의 청소가 되어있지 않으면 1회에 $60의 범칙금을 발부하고 청소가 될 때까지 2,3회 재발급 하는 등 책임 수행에 대한 철저한 규명과 제재를 가하는 합리적이고 실용적인 사회규범과 기초질서 확립이 오늘날 초강대국 미국을 있게 하였음을 알 수 있었다.

우리나라는 옛부터 인정이 넘치는 ‘情의 문화’라고 하지만 기초질서 확립을 위해서는 누구에게나 적용할 수 있는 합리적이고 엄격한 법의 제정과 나아가 어른들이 본 된 생활을 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본다.

어린이들에게는 어렸을 때부터 남에게 폐 안 끼치는 자세와 작은 일이라도 기초질서를 철저하게 지킨다는 가정교육이 무엇보다도 요구된다.

여기에 사회단체나 학교 및 학부모 모두가 나서서 관심을 갖는 즉, 사회, 학교, 가정이 삼위일치 되어 지도할 때, 기초질서는 확립되고 그 바탕위에서 세계가 인정하는 선진국이 될 것이다.
<제107호 6면/2001.6.11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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