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가는 사람들이 한번씩만 헌혈하면 피가 모자라 고통받는 사람이 없을 거예요"라고 말하는 이경덕씨(34세)는 지금까지 30회가 넘게 헌혈을 했다.

정작 본인은 몇번 되지 않는다며 부끄러워 하지만 이기적인 이 시대에 주목할만한 따뜻한 이다.

그가 처음 헌혈을 시작한 것은 고등학교 2학년 때다. 혈우병 환자 7명이 미국에서 수입한 피로 헌혈을 받고 에이즈에 감염됐다는 신문기사를 접하고 헌혈로 인해 병에 걸리는 사람은 없어야 겠다는 마음에 헌혈을 하게 됐다.

특히 이 소식을 접한 후 발목만 삐끗해도 한달 여를 꼼짝없이 누어있어야 하는 혈우병 환자 단짝친구 영진이가 걱정돼 헌혈을 했다.

대학에 진학하고, 군에 복무하면서, 그리고 사회에 진출한 후에도 이씨는 정기적으로 헌혈을 해왔다. 하지만 이씨는 김포에 이사온 후 몇 년간 헌혈차나 헌혈의 집이 없어 제대로 헌혈을 못했다며 헌혈의 집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씨는 헌혈뿐만 아니라 각막, 폐, 췌장 등을 기증하겠다는 생명 나눔의 사후장기기증서도 지갑에 넣어 다닌다. 술, 담배도 가능한 삼가하는 이씨는 본인의 건강을 위해서라지만 사후 기증받는 사람에게 좀더 건강한 장기를 기증하기 위한 마음도 있다.

"헌혈도 장기기증도 돈 안들이고 남을 돕는 제일 쉬운 방법이죠"라며 환하게 웃는 이경덕 씨.

"작은 나눔으로 새 생명의 기쁨을 줄 수 있다는 사실이 행복하다"며 오히려 감사해 하는 그의 모습은 생명 그 자체다.

강소정 기자  p3340@gimpo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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