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회사 내 갈등으로 시민들에게 불편을 드려 죄송하게 생각합니다. 시민들에게 진 빚을 갚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지난해 156일 파업을 기록했던 진명택시 이종진 사장은 연신 시민들께 죄송하다는 말로 새해 인사를 대신했다.
그래서 올해는 지난해 시민들에게 진 빚을 조금이나마 갚고 싶다고 말한다. “150여일 동안 택시가 필요한 시민들에게 빚을 진 거지요. 그렇다고 1,000원이고 2,000원이고 봉투에 담아서 돌려드릴 수는 없고. 그래서 책으로 돌려드리려고 해요.” 그는 요즘 책을 만드느라 법제처까지 찾아다니며 최신 교통법규와 관련 정보들을 취합하고 있다. 1월 15일 경이면 그가 만든 교통안내 책자가 나온다.

“책을 보고 술 마신 사람이 운전대를 잡지 않는다면 책의 값어치는 다 한거지요. 또 면허규정을 몰라 면허가 취소될 사람이 적시에 검사를 받을 수 있다면 그 값어치를 다한 거겠지요.”라며 책이 시민들에게 도움이 되길 바란다.

그는 지난해 노조와의 타협을 거부한 고집스런 사업가이지만 일곱 명의 자녀를 둔 자상한 아버지다. 둘은 자신이 낳았고 다섯은 데려다 키웠다.

“처음엔 무연고자 장례를 치러주려고 했는데, 고촌에 사고로 부모를 잃은 아이들이 있다는 거예요. 그래서 데려다 키웠지. 또 얼마 안돼서 밤에 운전을 하고 오는데 서너명의 남자 아이들이 한 여학생을 괴롭혀. 그래서 여학생에게 물었더니 집이 없대요. 그래서 또 데려다 키웠는데 그러다보니 다섯명이 됐어요.” 열다섯 살부터 키운 아이들이 이제 스물네 살이 되어 딸 셋은 간호사가 되었고 아들 둘은 국비교육원에서 교육중이다.

지난해부터는 하성에 집을 얻어 독립을 시켰다. 얼마 전에는 딸에게 애인이 생겼다고 인사를 왔는데 그렇게 고마울 수가 없단다. 초기 택시기사들까지 십시일반으로 도왔던 아이들이 바르게 컸으니 말이다.

고집스러움으로 지난해 시민들에게 불편을 겪게 했던 사업주. 그러나 따듯한 아버지. 지난해 시민들에게 진 빚을 갚겠다는 이종진 사장의 다짐에서 올 한해 갈등과 반목을 넘어서는 진명택시의 모습을 기대해 본다.

심재식 기자  p4141@gimpo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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