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종우 국회의원이 16대 의정활동을 끝으로 정계은퇴를 선언했다. 시민들은 박의원의 은퇴선언을 고뇌에 찬 아름다운 결정이라고 평가하는 분위기다.
일부에서는 떠나는 사람을 놓고 입방아를 찧을 수도 있겠지만, 박의원의 은퇴선언은 단순히 이변이라는 평가를 넘어 김포 정치의 선진화를 위해 논의하는 계기가 되어야 할 것이다.
우리는 그동안 정치판이 신념도, 의리도 없이 당선이 최고의 미덕인양 결과에 치중하고 모든 행위가 정당화되는 정치병폐를 돌아보아야 한다. 3류 정치인이 나오는 데는 유권자의 책임도 크다는데 인식을 함께 하고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 유권자들 스스로가 ‘제대로 된 정치인을 키워보자’ ‘바른 정치인을 양성해서 김포의 자존심을 지키자’는 참여정신을 가질 때 정치인이 자신의 영달만을 쫓는 정치적 행보를 하지 못하게 될 것이다. 건강한 정치의식에 기반한 지지와 후원이 바른 정치인을 키우고 견제하는 가장 좋은 방법이다.

기성정치인 책임지는 자세 가져야
지역을 대표하겠다는 정치인은 스스로 끊임없는 노력을 통해 거듭나야 한다. 우리는 60년 정치사에서 위정자들이 스스로 물러나는 경우를 거의 보지 못했다. 정치의 중앙에 서기만 하면 후진 양성은 아랑곳 없이 오직 재선, 삼선을 위해 지역갈등을 조장하는 기형적 정치문화는 기성 정치인들의 책임이다. 이런 부정적인 정치문화 뒤에는 기득권 정치인들이 공신이든 지지자든 기득권의 소모적 수단으로만 보는 잘못이 크다.
‘내 정치 생명이 끝날 때까지는 어느 누구도 내 자리를 넘보아서는 안 된다’는 권력독점주의는 후배들에게 ‘더욱 비장한 냉혹함으로 무장’을 강요하고 있다. 당직자의 탈당 또는 후배들의 대결구도 형성을 두고 기성정치인은 배신자라고 비판하지만, 엄밀히 말하면 기성정치인의 책임이 더 크다는 것을 인정해야 한다.

정치인들에 대한 다양한 평가 필요
세월을 이길 수 있는 사람은 없다. 인간이 마음대로 하지 못하는 것 중에 하나가 세월이 지닌 자연성을 거스를 수는 없다는 사실이다. 젊음은 그런 면에서 기회이지만 경륜의 부족이라는 한계를 갖기도 한다. 경륜을 인정할 것인지, 젊음을 우선할 것인지는 상황적이지 절대적이지 않다.
박 의원의 정계은퇴 선언이 던저주는 ‘시대적 변화요구’와 ‘지역이 필요로 하는 경륜’에 대해 충분한 논의가 필요하다.
정당 그리고 국회의원은 국민의 지지를 기반으로 통치에 필요한 법률을 제정하게 되며, 유권자들은 선거가 끝난 후 다음 선거가 열릴 때까지 스스로 뽑아놓은 국회의원들이 제정하는 법률의 통치를 받는다. 따라서 이번 선거에서는 단순히 젊다거나 또는 경륜이 있다거나 하는 나이가 평가의 기준이 되어서는 안 된다.
또한 정강정책과 소신은 없고 당선만을 향해 자리를 바꾸는 정치인들도 평가해야 한다. 항간에서 제기되고 있는 철새 논쟁도 이제는 본격적화 할 필요가 있다. 상대 후보자에 의한 비난과 비방이 아닌 정당의 선택 기준이 자신의 철학을 기반한 것인지 영달을 위한 것인지 유권자들이 평가해야 한다.
박 의원이 지역 어른으로서 모범을 보였다면 앞으로 후배들이 바로 갈 수 있는 정치선배의 역할을 해야 하는 과제가 남았다.
갈등과 반목, 혈연과 지연을 넘어 객관적 잣대를 통해 지역의 지도자가 만들어 질 수 있도록 논의하고 공론을 만들어야 할 때다. 또한 건강한 공론을 통해 정치지망생들에게 지역의 여론을 직접적으로 듣고 견제 당하면서 자신들이 어떤 모습으로 살아야 된다는 것을 인식하도록 해야 할 것이다.

건강한 참여가 정치를 바꾼다
지역의 정체성은 지역주의와는 다른 자존심의 표현이다. 건강한 5%의 힘만 있으면 개혁을 이룰 수 있다고 한다. ‘건강한 5%의 힘’은 그런 면에서 시민들이 적극적인 참여를 통해서 이루어 내야 할 김포의 과제다. 신진 정치후보자들이 시민들 속에서 합리적인 조정을 받아들일 수 있도록 훈련하는 것은 선배와 지역 어른의 역할임과 동시에 언론의 역할이기도 하다.
떠날 때를 알고 떠나는 사람의 모습은 아름답다.
박 의원의 결단은 김포정치사에 새로운 전형을 남겼다고 평가 할만 하다. 박 의원의 결단이 개인의 영달을 쫓는 구시대 정치를 청산하고 시민과 여론을 중시하는 한 단계 발전된 정치풍토를 만드는 계기가 되도록 17대 총선을 준비하는 후보자들이나 시민들 모두 뜻을 모아야 할 것이다.
석양은 여운이 있기에 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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