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암·수참천변 농작물 피해와 관련 시의회가 진상규명에 나섰지만 관계기관인 농업기술센터와 보건소측은 지리한 책임공방만을 되풀이했고, 이 가운데 답답한 농민들의 한숨은 허공을 떠돌았다.

27일 서암·수참천변농작물피해관련진상규명특별위원회는 위원장에 임종근 의원을, 간사에 윤문수 의원을 각각 선임하고 관련 공무원 및 방역실무자, 피해농민 등을 증인 및 참관인으로 출석시켰다.

이날 조사는 명확한 원인규명에는 접근하지 못한 채 진상특위와 농민들의 집중포화가 보건소측의 말라리아 방역활동에 무게를 두는 분위기로 진행됐다.

이에 보건소 백정혜 소장은 서울대 농화학과, 건국대 농업과학 연구실 교수진의 말을 빌어 벼의 미출수 원인이 비선택성 제초제의 오용, 항공방제에 따른 화학작용, 신종바이러스에 의한 병충해 등의 가능성을 제기했다.

하지만 백소장의 이같은 문제제기에 대해 특위위원들은 사실관계를 물어 근거가 희박하다고 결론을 내리고 방역실무자들의 실수나 말라리아 방역 약재에 대한 희석비율, 약재분무 방향 등과 함께 보건소측의 관리 책임 등에 대해 추궁을 계속했다.

관계기관간 날카로운 신경전도 벌어졌다.

백소장은 특위 조사가 잠시 중단됐을 때 농기센터 유철성 소장에게 "농촌진흥청에 검사를 의뢰할 당시 항공방제 약재나 그라목손 등 제초제에 대한 부분은 고의로 누락시키고 방역약재에 대한 부분만을 의뢰했다"며 "농기센터에 사기를 당했다"고 해명을 요구했다.

이에 대해 농기센터 유소장은 "같은 시기 항공방제를 실시한 피해지역 이외지역에서는 벼이삭에 아무런 이상이 발견되지 않았다"며 "보건소측의 방역약재를 원인으로 단정지을 순 없지만 피해지역에 주변 하천에 집중적으로 살포된 점은 사실"이라고 반박했다.

한편 이날 특위에 참석한 농민들은 자체 임상실험 결과 "말라리아 방역약재인 뉴아이콘이 원인이 됐을 가능성이 크다"며 "약재를 판매한 회사를 상대로 피해를 당한 1만4천87평에 대한 보상을 받아내라"고 요구했다.

문제가 되고 있는 서암·수참천변 논 벼 피해 발생은 7월28일 주민에 의해 최초 보고됐으며 이에 따라 8월20일 농기센터, 보건소, 말라리아 방역제품을 만든 한국소독약품(주), 위탁방역회사인 김포환경 등 관계자 입회하에 검사의뢰용 피해 벼를 채취해 이튿날일 21일 농촌진흥청에 검사를 의뢰했었다.

뒤 이어 8월26일에는 방역약품회사와 피해지역 벼와 깨, 콩, 옥수수 등 농작물을 채취해 농촌진흥청 농업과확기술원에 검사를 의뢰했으나 거부당했다.

또 9월6일 보건소측은 방역약재와 함께 항공방재 약재, 제초제 등도 함께 검사해줄 것을 농촌진흥청 농약안정과에 요구했으나 역시 거부됐다.

9월26일 농기센터에 회신된 검사결과 말라리아 방역약품 뉴아이콘의 주요성분인 피리미포스메틸(Pirimiphos-methyl)은 검출되지 않았고 람브다싸이할로드린(Lambda cyhalothrin)은 0.04ppm이 검출됐다.

농진청은 람브다싸이할로드린의 검출한계 0.02ppm은 검사에 사용된 분석기기가 분석성분을 명확히 판별할 수 있는 최저 농도로서 논에 있는 벼에 대한 농약성분 잔류허용기준이 아니라고 덧붙였다.

작년 수확량 기준 약 4천7백만원 정도의 손실을 입은 것으로 파악되는 이 지역에는 6월16일부터 8월16일까지 두달간 용역업체인 김포환경과 보건소 측이 43차례 말라리아 방역약재(7월4일 이후 뉴아이콘만 사용)를 분무했으며 8월9,10,11일 사흘간 빔, 문모병 몽카트, 멸구노린제, 전착제 등을 포함한 항공방제가 실시됐다.

특위는 28일 오전 방역 당시 사용된 차량 등을 동원, 현지확인에 이어 29일 토론과 축조심의를 거쳐 30일 서암·수참천변진상규명조사결과보고서를 채택할 예정이다.

황인문기자  p3344@gimpo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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