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허옥자 대표

유선호씨를 찾아 방문한 농장에는 어머니 허옥자씨가 홀로 하우스에서 덮은 막을 거두어내고 있었다.

환갑이 된 허옥자 대표는 로컬에서 교육을 받을 때 아들 이름으로 등록을 해서 교육을 받았단다. 역할을 나누어 농사를 짓는데 아들은 씨를 뿌리도록 밭을 갈아주고 어머니는 씨앗을 뿌리고 농사를 직접 짓는 방식이란다.

“딸은 어머니인 내가 안쓰러워‘엄마는 흙에서 발을 못 떼고 산다. 농사를 하라는 팔자인가보다’라고 하고 아들은 힘 닿는데까지만 하라고 해요. 그래도 욕심이 생겨요. 일하지 않고 있으면 누가 흉보는 것 같기만 해요. 남 보기에는 농사를 짓는 것이 하찮아도 나 자신으로서는 최선을 다하는 겁니다. 나먹고 사는 것은 신경을 안 씁니다”라고 당당하게 말하는 허옥자 대표는 그렇게 두 남매를 씩씩하게 키워냈다.

이제는 직장에 다니는 딸을 위해 손녀딸을 보아가며 일하는 억척 할머니이기도 하다.

김포에 오기전에는 제주도에서 밀감농사를 짓다가 김포로 왔는데 이는 조카사위인 김무경씨의 권유에 힘입은 바다.

김무경씨는 작목반에서 최고라고 한다. 조카사위이지만 일잘하고 뒤처리도 잘해줘 조카와 제주도 왔다가 같이 김포로 가자는 권유에 믿고 올라와 살고 있는 곳이 김포다.

제주도 밀감농사 짓다가 김포로 이사
김포농협 로컬푸드직매장에는 년 1천 만원 정도, 전체적인 매출로는 2300만원 정도의 소득을 올리고 있다.
“남들이 그것 벌면 일당도 안 나온다고 해요. 물론 3천, 4천만원 벌고 싶지요. 하지만 남의 일 하고 다니는 것보다는 나으니까 1년 내내 연속해서 농사를 하는 거예요. 쉬는 날은 따로 없어요. 그래도 농사를 지으면서 잔병치레 없어 감사하지요. 돈이라는 것이 식구들이 먹고 쓰는 데 소용되면 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주어진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는 허옥자 대표는 로컬에서 파는 1주일치의 판매액이 20만원 정도 입금되면서 용돈이 된다며 즐거워 한다.

5살짜리 손녀를 키우며 할머니의 몸으로 홀로 일하다보면 아이가 무엇을 하고 노는가를 CCTV로 살짝 살짝 보며 일하기도 한다.

“육아하며 농사짓느라 힘들기도 하지만 아이 때문에 웃고 삽니다. 일하며 CCTV를 의지하며 아이가 어떻게 노나 보면서 일하고, 아이가 있으니 웃는 일이 많아요. 어린이집에 보내고 다시 돌아오면 돌보며 농사를 짓는데 힘들어도 행복하지요”

손녀 키우며 농사힘들지만 행복해요
“내가 아무리 못해도 10년은 더 일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해 봐요. 일은 재미있고 무서울 것이 없는데 일하면서 아이 기르기가 쉬운 일은 아닙니다. 일주일에 한 번 아들이 와요. 아들이 어서 결혼해야 하는데 하고 생각을 많이 합니다”

“농사를 지으면서 거름은 작목반이 있으니 좋은 것을 추천해주면 씁니다. 사람을 두고 일하려면 인건비가 비싸서 혼자서 농사를 지어요. 혼자하는 것이 벅차기는 해요. 딸은 엄마가 협심증이 있으니 자주 전화체크로 일하다가 쓰러질까 안타깝고 두려워하기도 해요. 그래도 옆에서 농장하는 이들이 잘 도와줍니다”

손이 분주한 허옥자 어머니를 따라 들어간 하우스에는 작은 치커리들이 너무 예쁜 모습으로 자라고 있었다.
“치커리는 작아도 맛있습니다. 아들이 와서 밭을 갈아주고 친환경 약을 해요. 우리 애기도 먹고 우리도 먹고 로컬에 내기도 해요”

아들이 밭갈아 주고, 로컬엔 내가 납품시켜요
올해는 쌈배추를 출하하려다 추위를 타는 바람에 출하가 어려워 3분의 1 정도에 그쳐 아쉽지만 밭이 쉴 사이없이 바로 바로 농사를 짓고 있다고 한다.

“농사를 하면서 늘 농기계를 빌려쓸 때가 아쉬웠는데 올해 농기계 트렉터를 중고로 샀어요. 그때가 농사를 하면서 가장 좋았던 때라고 생각해요”라고 활짝 웃는 허옥자 대표.

외로움을 대신 해줄 집 잃은 유기견이나 고양이들이 그의 주변에 같이 둥지를 틀고 산다. 아침이 되면 닭울음소리가 그에게는 노랫소리이다.

“제주도에서 김포에 와서 아는이는 없지만 운전하고 로컬과 경매시장에 물건 내러가고 내가 할 수 있는 것이 농사밖에 없다고 생각하고 삽니다. 아들이 장가가면 오븟하게 살고 싶어요. 아들이 장가 못가고 내가 죽으면 어떻게 하나 그게 걱정입니다”

허옥자 대표의 소원은 아들 장가들이는 일이고 일년에 245만원의 세를 내고 임대농으로 살고 있는 현실에서 내 땅에서 농사를 지어보고 싶다는 농부의 간절한 꿈을 꾼다.  

유인봉 대표이사  mr@gimpo.com

<저작권자 © 미래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