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춘열(50) 영진농원 대표

박춘열씨를 만나기로 약속한 것은 이른 아침이었다.
로컬에는 새벽 6시부터 자가 생산한 채소 등을 포장하고 진열하느라 농민들의 바쁜 손길이 분주하게 움직인다.

“저희는 청양고추, 쑥갓, 말린 호박과 애호박, 아욱 등을 오늘 가지고 나왔습니다. 겨울 호박이 더 맛있고 달아요. 로컬에서는 물건을 많이 진열하라고 합니다. 하루 서너차례 여러차례 왔다 갔다 하기도 합니다. 물건이 당일 아침이면 다 팔려버려요.”

즐거운 비명을 지를 만큼 이들의 농사는 직거래로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다.
“저는 농사를 뛰어다니며 배웠습니다. 이제 농사는 8년밖에 안 지었어요. 회사다니며 IMF를 버티다가 그만 두었어요. 그리고 아내의 권유로 농사를 시작해서 경제적인 안정을 찾아가는 중입니다.

로컬 첫해 1등 성과
로컬푸드 직거래매장 첫해에 박춘열씨는 1위 매출실적을 달성했다. 모르면 여기저기 찾아다니며 배웠던 농사가 이룬 성과였다.

“바빠요. 농사로 새벽 3-4시까지 일할 때도 있고 집에 가면 밤 11시 12가 되기도 합니다.
지금은 1억 정도의 매출을 올리고 있고 로컬에서는 4-5천만원정도 합니다. 직거래가 최고입니다. 저희 물건은 너무 빨리 다 팔려서 두 세 개밖에 안 남아요. 그것은 푸드뱅크에 기부합니다. 저희 물건이 잘 팔리니 옆에 끼워 놓으면 잘 팔린다고 같이 끼워 넣을 정도입니다.”

이정도의 농사꾼이 되기까지에는 아내의 숨은 지혜가 뒷받침되었다.
“아내의 꾐에 빠져서 농사 지었어요. 택시기사를 하다가 장모님(나신자) 농사짓는 것을 곁에서 짬짬이 거들었어요. 그러다가 장모님네 하우스 3동을 빌려서 농사로 뛰어들었습니다.”

마흔 둘 현명한 선택으로 복 받아
마흔 둘의 나이에 과감하게 지혜로운 아내의 말을 들은 박춘열씨는 복덩이 아내덕분에 다른 인생을 살고 있다.
나이 오십이라는 말에 그보다 훨씬 더 청년스러운 박춘열씨의 표정이 밝다. 올해 유난히 야채값이 올라 더 환호성이 가득한 웃음이 그의 얼굴에 감돈다.

“로컬푸드직매장에서는 자신이 출하한 생산품이 다 팔렸나 실시간 검색이 됩니다. 그러니 하루에도 몇 번씩 채소를 싣고 와요. 올해는 날씨가 따뜻해서 하늘이 도와준 겁니다. 요즘 비가 자주 와서도 고맙구요.”

그의 농사규모는 5천평이다. 2명의 일꾼을 쓰면서 노지 상추를 비롯해 거둘 일이 많다.
아르바이트로 아버지의 농장에서 돕던 딸은 출하한 농산물이 곧바로 직거래되고 통장에 입금되어 현금화 되는 것을 보고 자신의 몫으로도 채소를 심어달라고 조른단다.

“대학생 딸이 농사에 관심이 생겼어요. 로컬푸드직거래를 보면서 자신도 벌써부터 농사를 통해 경험을 가지게 되었고 투잡으로 농사를 지어보겠다는 겁니다”

로컬과 직거래로 상생의 길을 찾는 박춘열씨의 가족의 2015 겨울은 웃음꽃이 만발하다.
겨울에도 걱정이 없는 것은 물과 솜으로 키워내는 농사요. 보온이 생명인 겨울농사 노하우가 이들의 손에 있기 때문이다.
“로컬 매력 있습니다!”박춘열 부부의 지혜로운 농사가 신명이 났다.
 

유인봉 대표이사  mr@gimp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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