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촌현대힐스테이트 주민 A씨(49)는 "언제적 공약인데 아직까지 협의 중에 있다니, 이게 말이나 되냐"며 분통을 터뜨렸다.

아파트 단지 바로 앞을 지나는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 김포톨게트 통과 차량으로 인한 소음 방지를 위해 제기했던 방음벽 설치 민원이 5년이 넘도록 결과물을 만들어내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창을 열어 놓는 횟수가 많은 다가오는 여름철을 앞두고 차량 통과 소음에 밤잠을 설쳐야 했던 지난여름 밤의 악몽을 다시 떠올려야 하는 이 아파트 주민들의 걱정이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현대건설이 시공한 이 아파트는 3개 단지 2600여 세대 규모로 2008년 8월 입주가 시작됐다.

높이 15층 규모의 이 아파트 문제는 단지 바로 앞 80~100m의 거리에 위치한 8차선의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 김포톨게이트를 통과하는 차량소음에서 시작됐다.

현대건설 측은 허가 당시 소음 기준치(60㏈)에 맞춰 톨게이트 외곽순환도로 변에 높이 2m의 방음벽을 설치했다.

하지만 차량운행 증가 등으로 방음벽이 제기능을 발휘하지 못하면서 입주 후부터 방음벽 설치 민원이 제기 돼 2010년 6월 민선 4기 지방선거에 시장 후보로 출마한 현 유영록 시장이 이를 공약으로 제시하면서 이 문제가 이슈화되기에 이르렀다.

이어 유 시장은 시장 당선 이후 2010년 말까지 해결방안을 찾겠다며 시장 직속기구로 방음벽 설치를 위한 민관추진위원회를 구성한데 이어 용역까지 착수했다.

그러나 50억 원 정도로 추정되는 방음벽 설치비용을 놓고 현대건설과 한국도로공사가 이견을 보이면서 답보상태를 거듭하다 2012년 7월 도로공사와 현대건설이 소음저감 대책에 합의하면서 이 아파트 주민들은 차량 소음 고통에서 벗어날 것으로 기대했다.

합의는 현대가 우선 차량속도를 줄이기 위해 노면에 설치된 '그루빙'에 저소음 포장을 한 뒤, 후에 소음측정 결과에 따라 추가로 방음벽을 설치키로 한 것으로 현대는 같은 해 12월 공사를 마무리했다.

문제는 저소음 재포장 이후에도 차량 소음이 여전한데다 통행 차량 증가로 오히려 체감 소음도가 높아지고 있는데도 약속된 방음벽 설치가 미루고 있는데 있다.

지난 지방선거에서 이 문제가 다시 공약으로 등장하기까지 했다.

이 아파트입주자대표회의 총무 성낙인씨는 "저소음 재포장과 방음벽 설치 공약은 분명히 다르다. 재포장 이후 소음도를 측정했는데 기준을 넘었는데도 현대가 ‘방음벽을 설치하지 못하겠다’고 한다"며 "협의 중이라는 시의 말만을 기다릴 수 없어 소송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시 관계자는 "도로공사와 현대 측이 비용문제로 놓고 갈등을 빚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협의를 통해 소음도에 맞춰 방음벽이 설치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권용국 기자  mr@gimp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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