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난유 원장 (수한의원/대곶면)

한의원을 몇 군데 가본 사람이라면 한의사마다 침을 놓는 방식이 다 다르다는 것을 보고 의아해했던 경험이 있을 것이다.

심지어 같은 증상, 같은 질환인데도 다른 방식으로 놓고, 어떤 사람은 아픈 장소에 놓고, 어떤 사람은 손과 발에만 놓고, 어떤 사람은 찌르기만 하고 빼고, 어떤 사람은 찌른 후 2~30분간 침을 둔다. 왜 한의사마다 이렇게 차이가 나는 것일까.

일단 가장 처음 배우게 되고 기본이 되는 것은 14개의 경락(經絡)을 기반으로 한 ‘전통적인’ 침법이다. 경락은 기(氣)가 흐르는 통로이고 경락상에는 침으로 기를 조절할 수 있는 점인 경혈(經穴)들이 존재한다.

경락에 있는 경혈의 수만 360여개가 되고, 각 경혈마다 치료하는 질환이나 증상들이 다양하다 보니 시술자의 성향이나 이해도에 따라 사용되는 경혈이 차이가 날 수 있다.

예를 들어 소화가 안된다고 하면 배에 있는 중완혈, 팔에 있는 내관혈, 다리에 있는 족삼리혈, 발에 있는 공손혈 등을 선택할 수 있겠지만, 이 중에서 선택하다 보면 어떤 사람은 팔과 발에만, 어떤 사람은 배와 다리에만 침을 놓는 경우가 있을 수 있다.

한의학이 2천년 넘게 발전해온 학문이다 보니 침법들도 다양하게 발전했다. 그 중 요즘 우리나라 한의사들이 많이 사용하는 것은 사암(舍巖)침법이나 동씨(董氏)침법 등이 있고, 또 중국에서 현대에 공개된 평형침법이나 팔체질침 등도 일반적이지는 않지만 사용된다.

사암침은 팔이나 다리, 손과 발에만 놓는 침법이고, 동씨침법은 전통적인 침법과는 다른 경혈들을 많이 사용한다.

이렇게 여러 개의 방식이 있는데다가 한 방식 내에서도 다양한 방법이 나올 수 있다보니 개인의 경험이나 공부 방향에 따라 침술이 사람마다 달라질 수밖에 없다. 게다가 보통 한가지 방식만 배우는게 아니다보니 질환에 따라 다른 침법을 사용한다던지, 2가지 이상의 침법을 혼합해서 사용한다던지 하는 경우도 많다.

대부분의 침법들이 오랜 기간동안 검증을 거친 것이다 보니 어떤 침법이 더 우수하다 이런 말은 사실 무의미하다고 볼 수 있다. 모로 가도 서울만 가면 된다고 했으니 안심하고 치료 받아도 된다.  

강난유 원장  mr@gimp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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