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난유 원장 (수한의원/대곶면)

기력이 떨어지는 환자가 간편하게 복용할 있는 보약이 있는지 물어보면 대부분의 한의사들은 경옥고라고 말할 것이다.

경옥고는 비교적 간단한 처방으로 지황(地黃), 인삼(人蔘), 복령(茯笭)과 꿀로 만든다. 몇일동안 약액을 졸여서 고약(膏藥)으로 만들기 때문에 만드는데에 정성이 꽤나 들어가는 약이다. 동의보감에 보면 경옥고를 만들 때 천지신명께 제사를 지내고 짐승소리가 들리지 않는 곳에 저장하고 상복 입은 사람이 보지 못하게 하라고 나와 있으며 약을 먹으면 360살에서 500살까지 살 수 있다는 꽤나 허황된 이야기가 적혀 있다.

아마도 만들 때의 정성을 강조하고 경옥고가 그만큼 허약한 사람에게 좋다는 이야기를 하기 위해서 그렇게 적어놨다고 생각한다. 이렇게 귀한 명약이다보니 조선시대 왕들도 경옥고의 효능에 대해 익히 알고 있었다.

특히 영조(英祖)가 즐겨먹었는데, 한번은 병이 생긴 후 각 당파가 내세운 어의(御醫)들이 자신의 병을 계속 고치지 못하자 경옥고를 가져오게 해서 먹고 병이 나았다고 한다.

경옥고는 선천적으로 허약한 사람, 즉 비위계통이 약해서 식사량이 적거나, 피로를 쉽게 느끼거나,
활동력이 떨어지는 사람에게 알맞으며, 과로하거나 영양결핍으로 체력이 떨어졌을 때, 또는 노인들의 기력저하나 소화기계통 문제, 그리고 골다공증의 예방 및 치료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

수술을 받거나 병을 앓은 후 회복할 때 체력을 다시 보충하는데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 또 연구에 의하면 아이들의 성장에 도움이 되며, 학습에도 도움이 된다고 한다.

위의 4가지 약재 외에도 녹용이나 신곡 맥아같은 약재들을 추가한 처방도 있으며, 약맛을 좀 더 순하게 하기 위해 인삼을 홍삼으로 대체한 경우도 있다.

경옥고는 남녀노소 크게 부담없이 복용이 가능한 좋은 약이다. 다만 꿀이나 지황같은 성분 때문에 당뇨가 있을 경우 복용을 신중하게 해야 하며, 체질적으로 맞지 않는 경우도 간혹 있으므로, 한의사와 상담을 한 후 복용하는게 좋다.  

강난유 원장  mr@gimp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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