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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배마을 정정님 할머니(87)의“맛좋은 조청”
   
▲ 정정님(87) 할머니

결혼 70주년, 어머니의 손맛 여전
달콤한 조청을 아주 잘 만드시는 어르신이 계시다. 그뿐이랴, 장맛 또한 일품이라 그분의 손맛을 찾아 나서는 길은 지루하지가 않았다. 어머니 계신 친정집에 가는 따뜻한 느낌이라고 할까?

손님이 온다는 것을 아시고 여름 다 지나가기 전에 한 번 맛있게 콩국수를 먹으라며 고소한 콩국을 준비해 놓으셨다.

백세 건강시대를 실감하게 하는 건강한 노년을 살고 계시는 올해 결혼 70주년을 맞은 정정님 할머니(월곶면 군하리 곰배마을). 두 어르신이 결혼 70년내내 해로 하시면서 정정하게 살고 계시다는 것도 놀라운데 만나면서부터 할머니라고 불러드릴 수 없음을 알았다.

너무 건강하고 젊음을 유지하고 계셔서 87세의 연세라고는 믿어지지가 않았기 때문이다. 대화 내내 오히려 젊은이들이 시원한 산소와 기운을 공급받는 느낌이었다. 그 연세가 느껴지지 않을 정도의 건강과 유머, 그리고 삶의 여유와 감각을 가랑비에 옷젖어들듯이 즐겁고 진지하게 배운다.

87세 어머니의 경제활동
곰배마을에 정착한 이래 오래전에 텃밭을 가꾸며 노년을 탓할 사이 없이 부지런히 살아가는 정정님 할머니가 언제나 건강한 이유를 보게 된다.

긍정적인 마음과 결코 일손을 놓지 않고 아직까지 경제적인 활동을 계속하시는 까닭이다. 자손들에게 기대지 않고 스스로 손맛으로 여러사람들의 맛나는 살림을 돕고 있다.

“고추장, 된장, 청국장, 조청을 가져다 먹는 이들이 많아요. 고객명단이 수두룩해. 매년 부탁하는 이들이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어요. 올해도 조청은 50통이나 해달라고 해요”라고 밝히는 정정님 할머니는 하얀 모자를 쓰신 이유를 묻자  일부러 구했다며 요리사들이 쓰는 하얀 모자를 곱게 쓰고 청결하게 조청을 달인다고 소개한다.

대위로 제대하신 목성균 어르신(89)과 함께 사는 집안 구석 구석 말끔하게 치워놓으신 것은 물론이고 겉절이 김치를 비롯해 맛깔스런 오이지무침으로 방문객들에게 손수 만든 콩국을 내놓으신다. 목성균어르신은 초대 이승만 대통령으로부터 받은 훈장을 단정하게 벽에 걸어놓으셨다.

   
 

“70년부부”부부 인연은 하늘이 내는 거야
“정신대 끌려갈까봐 17살에 19살이던 남편과 결혼했어요. 6.25가 나서 황해도 연백에서 피난 와서 3년 만에 다시 남편을 만났지요. 부부의 만남과 인연은 하늘이 내는 거야”

70년 부부가 살아오신 이력은 그 무엇보다도 남다르고 짧은 한마디가 대단한 것으로 느껴지는 대목이다.
정정님 할머니의 손은 그렇게 한평생 달다 쓰다 하지 않고 대단하게 인내와 인애의 복을 지어온 손이다.

그 손이 만드는 정정님표 된장 고추장 간장 청국장은 맛있다. 친정엄마가 해주시던 그 맛이 사무치도록 그리운 이들이 찾는 그 맛이다.

“설탕보다는 조청이지. 가래떡도 찍어먹고 반찬할 때 조금씩 넣으면 소화도 잘되고, 냉장보관하면 오래두고 먹어도 문제없어요”

정정님할머니의 손을 보면 투덕한 일손이시다. 노년기 우울증이 웬말일까!
손자 손녀들이 줄줄이 오면 용돈도 궁색하지 않게 내놓으신단다.

광복과 분단을 다 겪고 그렇게도 환하게 웃음을 웃으시는 정정님 할머니의 모습은 결코 지쳐보임이 없으시다.
광복과 분단의 시대를 넘고 사선을 넘으며 살아온 87세 여장부 할머니의 철저한 건강관리, 마르지 않는 쌈지돈과 지칠 줄 모르는 막강한 자손사랑, 지치지 않는 삶의 희망과 웃음은 결코 녹슬 시간이 없어 보이신다.
 

유인봉 대표이사  mr@gimp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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