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단체 “시민에게 자연권 되돌려야 마땅”
환경단체 “환경 대책 무방비, 신중 검토해야”



한강 생태계 조사 4월부터 본격 착수



지난 해 12월 본지가 김포를 둘러싼 철조망 문제를 4회에 걸쳐 집중 조명하면서 본격화된 철조망 논의가 다시 한번 본격화될 전망이다.

본지를 통해 제기된 한강변 철조망 문제는 그 동안 민, 관, 군 공통 화두가 되었다. 그리고 지난 24일 김포시민사회연구소(대표 김석수)에서는 철조망 철거를 위한 제2차 시민 간담회가 개최되었다.

구체적인 논의 수준이 아닌 시민·사회 단체들의 참여를 타진하는 단계지만 ‘인간과 자연이 공존하는 범위에서 철조망이 철거되어야 한다'는 쪽에 입장이 모아지고 있었다.

한편 지난 27일에는 환경운동연합과 김포경실련이 한강 하구 생태계 조사를 위한 1차 답사를 실시했다.

4월부터 본격적인 조사에 착수해 12월까지 한강 하구와 주변 농경지에 대한 생태를 조사를 벌이게 될 이들은 “그 동안 군사적 이유로 관리되지 않았던 한강 하구가 이제는 개발업자들의 논리에 밀려 급속한 개발 압력을 받고 있다”며 “한강 철조망 철거가 진정 시민들에게 한강을 돌려주는 일인지는 신중히 검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 1월 김포시와 고양시, 파주시는 철책 철거를 위해 공동 대응키로 하고 철조망의 타당성을 따지는 용역을 실시키로 합의했다.

‘도시화 속에서 점점 협소해 지는 녹지공간을 확대한다'는 측면에서 지자체들의 노력은 많은 시민들에게 공감대를 불러왔다.

그러나 1월 15일 고양환경운동연합이 ‘생태보전 대책 없는 철책선 철거 계획 취소'를 요구하고, 고양시의회가 용역비 전액을 삭감하면서 철책 철거를 위한 지자체 사업에 제동이 걸렸다.

고양환경운동연합의 ‘한강 하구에 대한 철저한 생태 조사와 보전을 위한 계획 수립' 요구 또한 시민들의 공감대를 얻은 것이다.

한강 철책과 관련해 지방자치단체나 환경단체, 시민들 모두 ‘한강 하구의 철책 철거가 환경 파괴를 전제로 개발업자들의 배만 불리는 철거로 가서는 안 된다'는 결론에서 만은 동의하고 있다.

어떤 이는 “철책은 과연 흉물스러운가? 철책은 있어야만 하는가? 한강변은 개발되어야 하는가? 철책도 없애고 한강변 생태계도 보존하는 방안은 없을까”하는 물음을 던지기도 했다.

철책 철거를 추진하는 지방자치단체와 올바른 대안 마련을 모색하는 시민들의 모임, 생태계 보존을 요구하는 환경 단체들 모두 ‘물길의 재앙'을 실감했던 강원도 태풍 피해를 상기하며 ‘한강 하구의 올바른 관리'라는 측면에서 신중한 철책선 논의를 출발해야 한다.



한강 철새를 보며 인간의 풍요를 느낀다



한강은 수도권 시민들에게 있어서 그리고 대한민국 국민에 있어서 중요한 물줄기다.

그러나 최근 이명박 서울시장이 청계천 복원 사업을 발표했듯이 한강의 물줄기 또한 경제 발전과 함께 많이 변했다. 자연스럽게 흐르던 한강은 인위적 제방으로 좁아 졌고, 한강 모래로 이루어져 쓸모 없다해서 이름 붙여진 여의도는 대한민국 경제의 중심이 되었다.

김포평야도 예외는 아니다. 제방도로의 건설은 지금의 풍요로운 김포평야를 있게 했다. 그러고 보면 우리는 좁아진 한강과 변화된 물줄기에 힘입어 풍요를 얻었는지도 모른다.

한강은 그렇게 가느다란 생명선만을 남긴 채 모든 것을 우리에게 내주었는지도 모른다. 그런데 최근 한강 하구를 둘러싼 개발의 압력이 몰아치고 있다.

지난 해 태풍 루사의 피해를 바라보며 망연자실했고, 한강 하구 관리에 대한 논의도 시작됐다.

한강 제방을 강화해야 한다는 의견과 배수 펌프장을 더 건설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한강 하구를 준설해서 흐름을 원활히 하고 준설 수입도 늘려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분단의 상징인 철조망을 걷고 시민들에게 개방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그러나 한강 하구 생태조사를 위한 사전답사를 다녀오는 환경운동연합회원들의 입장은 조금 달랐다. 물론 이들 또한 분단의 상징인, 한강 방치의 원인인 철조망을 존치 해야 한다는 주장은 아니었다.

이들이 그 동안 제기 됐던 한강 관리의 입장과 조금 다른 것이 있다면 개발만이 능사는 아니라는 것이다. 이들은 “우리가 자연과 두어야할 일정의 거리를 뛰어 넘어 모두 가지려 했기 때문에 한강이 불안의 대상, 개발의 대상이 되었다”며 “일정의 거리를 유지하며 가느다란 생명선만 남긴 한강 하구를 관리하는 것이 풍요를 유지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자연은 인간에게 있어 풍요로움인 동시에 재앙이다. 우리는 지난 해 동해안 지역의 태풍 피해를 보며 자연의 흐름을 인위적으로 바꾸었던 인간의 오만이 부른 인재라고 말했다.

한강 하구 개발 논의는 우리에게 풍요로움이 될 수도 있고 재앙이 될 수도 있다.

한강 하구 개발 논의가 시작되는 지금, ‘

심재식 기자   p4141@gimpo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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