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곶 3·1정신선양회장 "갑자기 변경" … 시 "광복회와 협의 후 결정"

김포시가 지난 15일 개최한 광복절 경축행사 장소가 뒤늦게 논란거리가 되고 있다.

시와 시민단체 등에 따르면 '제69주년 광복절'을 맞아 이날 김포아트홀에서 유영록 시장을 비롯해 광복회원과 유가족, 기관단체장과 시민 등 35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광복절 경축행사를 열었다. 이날 행사는 경축분위기를 고조시키기 위한 김포필하모닉 유스오케스트라의 식전 행사로 시작됐다.

그러나 행사 직후 정부가 국가 현충시설로 지정한 독립기념관이 있는데도 공연과 전시 등의 전문 행사장소인 아트홀에서 연 것, 자체가 광복절 취지와 성격에 맞지 않았다는 지적이 제기되면서 논란에 휩싸이기 시작했다.

박미림 김포시민자체네트워크 사무국장은 "아트홀과 독립기념관은 각각의 조례를 근거로 목적과 의미가 다른 시설이다. 조례를 근거로 행정을 펼치는 행정당국이 먼저 이를 무시한다면 어떻게 되겠느나"며 "김포시장을 비롯한 위정자들의 소신과 철학부재에다 형식을 우선하는 행사를 지향하는 행정이 빚어낸 웃지 못 할 일"이라고 씁쓸해 했다.

사우동 925번지에 올 4월 개관한 김포아트홀은 지하 2층, 지상 5층 규모의 김포시 최초 전문 공연장으로 아트홀 설치 및 운영조례에 의하면 이 시설은 시민 문화욕구 기회 제공과 문화예술 활동 진흥 시설로 연주회·무용·연극 등의 공연과 전시·학술행사 개최 등의 용도로 건립됐다.

지난해 제94주년 3·1절 기념식을 맞아 오라니 3·1만세 운동이 벌어졌던 양촌읍 1331번지에 지하 1층과 지상 2층 규모로 개관한 김포시독립기념관은 3·1운동 당시 희생된 선열들의 숭고한 자주독립 정신 계승 발전, 후세들에게 나라 사랑의 산 교육장으로 활용하기 위한 시설로 김포시 독립기념관 설치 조례는 규정하고 있다. 이에 따라 지난해 열린 '제68주년 광복절' 경축식도 이곳에서 열렸으며, 이 시설은 지난 6월 정부로부터 국가 현충시설로 지정됐다.

류지만 월곶3·1정신선양회장(전 김포문화원장)은 "처음에는 독립기념관에서 열기로 했던 행사였는데 장소가 변경됐다"며 "어떤 이유인지는 몰라도 나중에 알고 보니 시청 고위층과 한 보훈단체 대표가 상의해서 장소를 변경한 것으로 알게 됐다"고 말했다.

시 관계자는 "장소가 좁고 음향시설 등의 문제로 광복회와 협의해 문제가 없을 것이라는 의견에 따라 장소를 변경하게 됐다"고 말했다.

권용국 기자  mr@gimp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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