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해의 시정설명과 시민의 목소리를 시정에 반영하기 위해 년 초에 열리는 '시민과의 대화'가 시장을 비롯한 선출직 공직자의 얼굴 알리기 행사에 그치고 있다는 지적이다.

시에 따르면 유영록 시장을 비롯한 시 간부급 공직자와 시·도의원이 참석한 가운데 지난 4~13일까지 장기동 등 12개 지역을 순회하며 '시민과의 대화'를 개최했다.

6·4지방선거를 앞두고 열린 올 행사는 읍·면과 동지역 권역별로 실시하던 기존 방식과 달리 개별 지역을 순회하는 방식으로 8일간 총 295건(현장 261건, 서면 34건)의 민원이 접수됐다.

이는 115건(현장 40건, 서면 75건)에 그쳤던 지난해 보다 250%, 75건(현장 22건, 서면 53건)에 불과했던 2012년 보다 2년 사이 무려 390%가 증가한 것이다.

한강신도시개발 등에 따른 급속한 도시화와 행사 방식을 변경해 상대적으로 행사 참여 인원이 증가한데 따른 것.

민원 종류별로는 도로와 교통이 126건으로 가장 많았으며 도시계획 관련 48건, 복지와 환경관련 민원이 각각 33건 등으로 주민생활과 직접관련이 있는 기반시설 분야에 민원이 집중됐다.

지역 특성에 따라 민원 성격도 달라 도시지역의 경우 도로와 교통, 복지, 환경, 도시개발 분야에 집중된 반면, 농촌지역은 농로와 소하천 및 배수로 정비, 농사와 관련한 민원이 주를 이뤘다.

하지만 제기된 대부분의 민원에 대해 예산과 법 개정, 관련기관 협의 등의 필요로 검토, 협의, 건의하겠다는 등의 답변만 줄을 이어 시장과의 대화를 통해 실질적 민원해결을 고대했던 주민들의 기대를 충족시키는데 는 역부족이었다.

또 시정에 반영이 안된 민원이 다시 제기되거나 '검토하겠다'는 답변 역시 종전과 다르지 않아 지역별로 2시간 넘게 진행되는 이 행사가 선거를 앞둔 선출직 공직자의 얼굴 알리기 기회에 그쳐 운영방법 개선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올 행사에는 자기 지역구에만 모습을 드러내던 종전과 달리 시장 후보로 거론되고 있는 시도의원들이 선거구와 상관없이 전 행사장을 모두 찾았다.

시민 A씨는 "상당수의 민원이 전에 열렸던 '시민과의 대화'나 또 다른 경로를 통해 시정에 반영을 요구했던 민원"이라며 "해만 바뀌면 연례적으로 여는 선출직 공직자의 얼굴 알리기가 아닌 주민들의 삶을 살피는 생산적 방식으로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시는 행사에서 건의된 민원 가운데 예산 등 별도의 행정절차를 수반하지 않는 민원에 대해서는 현장 점검을 통해 시정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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