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종렬(대한민국 서예문인화 원로총연합회 이사)

- 한국교육서예가협회 이사, 사무총장
- 문교부 주최 초.중.고등학교 서예특수강습 강사
- 한국국제서법연맹 이사, 사무총장
- 일본수목화회 수묵화대전 대상 수상
- 불우이웃돕기 자선전
- 해외 미술관순례 (다수)
- 국가보훈미술협회 이사
- 국가보훈미술협회 미술대전
  심사위원.역임
- 일본수묵화대전 심사위원 역임
- 국내외 국제명가전 출품 다수
- 세계여성미술대전 초대작가상 수상
- 70년대 초 국전 다수 입선
- 광복50주년기념 95서울국제서예전 운영위원
- 유명 백화점 문화교실 강사 역임
- 김포 문화원 문화강좌 사군자부 강사
- 現 한국국제서법연맹 자문위원
- 現 대한민국 서예문인화  원로총연합회 이사

2012년 임진년의 새아침이 밝았다. 예술의 지평을 열어나갈 새아침이다. 오직 서화예술을 위한 한해가 되었으면 한다. 새로운 출발을 위해 새해 아침인사를 드립니다. “버릴 것은 모두 버리고 빈 마음으로 출발하자.”

관습적인 것은 모두 버리자
지난 언젠가 신문 1면에“TV를 끄면 가족이 보입니다”라는 인상적인 기사가 떠오른다.
TV를 끔으로 해서 넉넉한 저녁 시간은 물론 가족적인 대화 및 독서가 이루어진다는 내용이다. 그리고 이 기사의 근거는 그해 11월 20일부터 12월 11일까지 EBS특집 다큐멘터리“TV가 나를 본다.-20일간 TV를 끄고 살아보자”에 참가한 131가구의 체험담 내용이다.

매우 시의적인 특집으로 서화가들의 서화문인학과 무관하지 않아 인용하게 되었는데 유념할 특기사항은“TV에 매달린 삶은 아이와 어른이 따로 없었다”라고 부인하고 있다.

그렇다면 서문인화가는 무엇을 끄고 무엇을 버리면“서화예술의 진상과 가치세계가 보이겠는가?”로 화제를 바꿔서 음미해 볼만하지 않는가.

옛 시구(詩句)에 감파인과득실빙청(勘破因果得失氷淸)이라는 글귀의 내용대로 원인과 결과를 간파하면 잃고 얻는 것이 분명하다. 따져보면 서문인화처럼 투명하고 명쾌한 예술이 없다.

서화문인학의 정신이 방심사기(放心邪氣)를 불허(不許)하고 선심(善心)에 의거한 자아의 표현에 역점을 두고 있다.

서문인화가 사회의 혼란을 방어하고 국민정서를 순화하고 인간 개개인에게 인간적인 선을 지향하는 정신적인 예술로써 역사적으로 지고의 위상을 정립하고 있다.

그리고 독자성이 돋으라지고 가치로운 예술성이 있어 인간적인 예술로 또한 높이 평가 받고 있는 것이다.

현대에 들어 평준화 전문화시대의 사회풍조에 힘입어 서화예술의 시야가 확대되고 표현기법이 다채롭게 시도되고 있다.

그 경향으로써는 전통을 경시하고 정(正)에 대한 파격(破格)이고 왜곡(歪曲)의 창작의식이다.
예술 창작에 있어서 파격은 절대적이고 기본적인 창작의식이다.

문제는 이 파격이 말초적으로 흘러 생명력을 얻지 못하고 혼란과 무질서로 전락해서는 안 된다. 호박꽃은 호박꽃답게 피면 되는 것이다.

허름하고 너준하고 삐뚤어지고 이글어지고 자빠지고 넘어지고 깨지고 부러지더라도 만물의 생성화육(生成化育)의 순리와 질서 조화의 실현의지가 엿보여야 한다.

“미(美)의 역사는 조화의 역사다”질서성과 조화성을 부정하는 꼴이 되어서는 안 된다. 자기 글씨를 쓰자, 자기 그림을 그리자

21세기 서화예술의 가치평가는 인간을 그 근본에 두고 있다. 특히 인간적인 예술을 넓게 깊이 있게 다루어 나가야 할 것이다.

불안한 세대 인간적인 세속의 희노애락을 바탕으로 감정표현을 강조하고 심화해야 한다.‘자기 글씨와 그림을 쓰고 그린다’는 감정적 정신적 열락이 생과 사의 세계를 거래하면서 빈천을 초월하고 도로써 이어져야 한다.

다음 백락천의 시구를 음미해보자.
평생을 궁핍과 굶주림에 시달리거늘 한마디도 탄식하는 소리가 없네
어찌 빈천을 좋아해서 그렇겠는가
속세의 정을 깊이 알기 때문이다.

21세기의 서화예술은 표현, 내용을 보다 감각적으로 감정적으로 자기적으로 깊이 있게 나타내어야 한다.
자유로운 형식이나 조형적 구성성이 해명불가능의 작품이 아니고 속세의 정이 있어 눈을 뜨게 하고 마음을 적시고 수수께끼적인 매력이 있어 신비를 직감케하는 여운을 보여주어야 한다.

특히 여기에는 고난이 있고 갈등이 있고 투쟁이 있고 양심과 용기가 있고 희망이 있어 살아 숨쉬는 뜨거운 인간의 피가 흘러야 한다.

내실 없는 자신감이나 오만에서 오는 자의(恣意)는 버려야 한다. 전통에 대한 냉엄한 평가와 현대성에 대한 적확(的確)한 판단과 예술성에 대한 압도적 표현이 빛을 발휘해야 한다.

이를 성취하려면 객기(客氣)와 방종(放縱)에 대한 자아의식을 자정하고 창작의식이 새로워야 한다.
끝으로, 어떻게 하면 자립을 하고 일가를 이루느냐 … 창조세계에서 가치관은 다양하다.

아집을 버리고 심지(心地)를 비워야 한다. 육조혜능(六朝慧能) 대사의 법언에 “오직 그대의 마음이지 다시 부처가 없다”라는 경구가 있다.

지면관계로 버려야할 산적의 난제 중에서 관습적인 것 자기 글씨를 쓰고, 자기 그림을 그리자는 두 개의 내용을 선하였는데, 구체적으로 깊이 있게 언급하지 못해 아쉽게 생각한다. 그러나 버리고 취할 것이 저마다 다르니 오직 그대의 마음이 결정해야 할 몫이다. 내가 변하지 않는 한 아무것도 변하지 않는다.

창작에 대한 책임과 예술성과는 나에게 있다. 그리고 가치로운 세계는 그 행로가 순탄하지 않다.
좌절하거나 중단하거나 포기하여서는 안 된다. 새해에는 우리 모두 성공과 성과의 확실한 프로그램을 그려보자.

이종렬  mr@gimp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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