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백두산으로 떠나는 날…….

새벽 여명이 밝아온다. 얼마나 잠을 설쳤는지 온 몸이 쑤신다. 아침 6시 인천국제공항으로 향했다. 이른 아침부터 공항은 활기가 넘쳤다.

이번 김포대학 교직원 백두산 연수는 그 동안의 어려움을 극복하고 보다나은 미래를 준비하고자 ‘문수에서 백두까지’라는 구호아래 단합과 호연지기를 위해 3박4일간의 대장정에 나섰다. 우연히 102명의 참가 교직원이 백두산에 오른다는 묘한 일치감으로 모두의 입가에 미소가 가득했다.

오전 10시 탑승 비행기의 힘찬 엔진소리와 함께 비상하는 김포대학의 미래를 그려보았다. 한 시간의 시차가 있는 중국 장춘까지 1시간 40분의 비행 끝에 백두산을 향한 본격적인 김포대학의 첫발걸음이 됐다.

장춘은 중화인민공화국 길림성에 있는 부성급시이다. 길림성의 성도이며, 정치, 경제, 문화의 중심을 담당하고 있다. 장춘 제일 자동차 제조 공장과 장춘 영화 제작소가 있어 자동차공업과 영화 제작의 거점이 되고 있다.

총인구는 710만 명으로 한족이 90%, 나머지는 만주족, 조선족, 후이족, 몽골족, 시보족 등 소수민족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곳 장춘에서 첫 번째 이동지인 이도백하(二道白河)까지는 버스로 6시간이 소요된다. 끝없이 펼쳐진 대지와 옥수수밭 사이로 간혹 농부들의 지친 괭이질이 보이곤 했다.

마치 30년 정도 시간을 되돌린 듯 하다 차창밖 풍경은 우리의 바쁜 일상과 대조적인 여유로움 마저 묻어났다.

백두산 등정을 위해서는 이도백하를 거쳐야 하는데, 이도백하는 송화강의 상류지로 연변조선족자치주의 안도현에 위치해 있으며 ‘백두산 천지에서 비룡폭포를 거쳐 두 갈래로 흘러내려오는 물줄기’라는 뜻을 담고 있다.

우리는 다음날 백두산 등정을 위해 곧바로 가로등 하나 없는 산속의 칠흑 같은 어둠을 뚫고 숙소로 이동하여 여장을 풀고는, 밤새 백두산 호랑이의 포효소리를 들으며 잠을 청해야만 했다.

오전6시 아침햇살이 모닝콜이 되어 우리의 백두산 등정을 재촉했다. 창밖은 그야말로 백자작나무로 둘러싼 첩첩 산중이었다.

산속의 신선한 공기와 푸르름을 머금고 우리는 백두산의 16개 봉우리 중 천문봉(2,670m) 코스를 선택하여 북파로 향했다. 파(坡)는 중국말로 언덕이란 뜻으로 북파코스라고 하면 백두산 북쪽에서 오르는 길을 의미한다.

가는 길에 산세사이로 잠시 비룡폭포의 장엄한 위용이 보이곤 했다. 또한 멀리 백두산의 진정한 설경은 아니지만 6월말 임에도 아직 만년설이 일부 남아 있음은 분명해 보였다.

백두산은 높이 2,750m로 화산 폭발시 용암이 잘게 부서져 쌓인 부석층인 백색 부석(浮石)이 얹혀 있으므로 마치 흰 머리와 같다 하여 백두산이라 부르게 되었다. 백 번 올라야 두 번 천지를 볼 수 있다는 변화무쌍한 날씨는 마치 김포대학의 백두산 등정을 기다린 듯 맑게 개여 있었다.

초입에서 장백산이라는 낯선 명판을 발견하고 씁쓸함을 감출 수가 없었다. 이를 배경으로 기념사진을 담고서야 우리는 백두로 향할 수 있었다.

여기까지 오는데 얼마나 긴 여정의 시간을 보냈던가! 기대를 안고 오른 이른 아침의 백두산 등정은 지치고 힘들었지만 정상에 올라 사방을 둘러보는 순간, 웅장한 산세만큼이나 천지는 우리에게 말로 형언할 수 없는 아름다움과 민족의 명산임을 상기시켜 주었다. 그동안의 고생이 눈 녹듯이 사라지며 천지의 신비한 모습에 여기저기서 탄성을 자아냈다.

우리 모두는 백두산의 기상이 문수산으로 이어지길 바라며 천지에 모여 다시 한 번 비상하는 김포대학이 될 것임을 굳게 다짐하였다.

더불어 멀리 만주 벌판을 호령하며 말 타고 달렸을 선대들을 추모하며 이 땅의 거시적 평화통일을 염원하였다.

신준범(김포대학 기획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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