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 칼럼 /    이준석 FM골프 대표

    사람들이 사는 이 세상은 다양한 사람들이 어우러져 살아가는 수많은 드라마의 연속이다. 매일 읽는 신문에서 가끔은 가슴을 뜨겁게 하는 기사로 인해 지난 삶을 돌아본다.

    선천적으로 척추성 근위축증(SMA)으로 태어난 신형진(27) 학생과 엄마 이원옥(64)씨의 이야기이다.  아들이 병을 앓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된 것은 생후 7개월. 백일이 넘어도 보행기를 밀지 못해 이상했지만 발육이 늦은 남자아이라 생각하다가 병원을 찾았는데, 첫돌 이틀 전 척추성 근위축증(SMA)이란 진단을 받고 1년 정도 산다는 판정을 받았다. 그래서 얼마 살지도 못할 아이에게 스트레스를 주고 싶지 않아서 한글 조차 가르치지 않았다. 그런데 형진이는 취학통지서가 나올 때 까지 살아주었다. “취학통지서를 보니까 그제야 엄마가 뭘 했나 싶더군요. 아이는 이렇게 자라주었는데 ......”

이런 생각이 스치는 순간부터 이원옥씨와 형진이는 한몸이 되어 학교생활을 시작했다. 형진이의 학교생활은 고통의 연속이였다. 감기만 걸려도 폐렴으로 번져 보름이고 한 달 입원하는 날이 많아 초등학교 6년간 등교한 날이 3년 남짓 이였다. “특수학교에 보내라”는 교사의 핀잔에도 참으며 정진했고, 다행이 형진이는 친구와 잘 어울리고 공부도 곧 잘 했다. 이렇게 중학교,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내년(2011) 2월 연세대 컴퓨터공학과를 졸업한다.

이원옥씨는 매일 아들을 침대차에 태워 교실로 갔다. “수업에 들어가면 더 불안해요. 호흡곤란이 올까봐. 숨을 못쉬면 바로 죽는 거잔아요. 교실밖에서 앰브(휴대용 산소공급기)를 든 채 기다려요. 언제든 들어갈 수 있게” 도우미 학생이 나와 “형이 이상해요” 하면 이씨는 달려들어가 앰브를 형진이의 입에 갖다 댄다.

2010. 12. 18. 서울 한아파트. 형진이는 컴튜터 앞에 누워 눈을 깜빡이며 공부를 하고 있었다. “이젠 혼자서도 공부 할 수 있어요. 안구 마우스 덕분이죠. 전엔 제가 자정 넘도록 책장을 넘겨줬죠.”

동물은 새끼를 낳아 튼튼한 새끼가 아니면 젖도 주지 않아 죽게 만드는 현실과 비교하면 사람으로 태어난 것에 감사하고, 이원옥씨의 희생과 고귀한 삶에 가슴이 아려왔고, 형진이에게 깊은 격려와 찬사를 보낸다.

골프 칼럼에 이와 무슨 상관이 있냐고 하겠지만 “절대 포기하지 말라”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

가끔 나는 몸치라 스코어가 잘 안 나온다고 포기하는 분들이 많다. 때로는 “이게 나의 한계야”라고 말한다. 노력과 의지 앞에 결코 몸치란 없다. 오늘부터 당장 나의 스코어 목표를 정하고 한번 노력해보자. 우리에겐 실수는 있어도 실패는 없도록...

‘1년도 못 살 거라던 아이가 27년을 살아 학사모를 쓰네요. 형진이가 했으니 다른 아이들도 할 수 있어요. 포기하지만 않으면 됩니다’ 형진이 엄마 이원옥씨의 희망을 가슴에 담습니다. (중앙일보 12월 20일 일부 인용)

이준석  mr@gimpo.com

<저작권자 © 미래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