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선에 앞서 경선 방식과 결과에 대한 합의 내용과 원칙을 담은 합의문. 민주당 박장수 후보와 참여당 김대훈 후보는 이 합의문에 각각 약속을 다짐하는 서명을 했다.

시민연대에 따르면 두 후보는 단일화를 이루지 못하면 한나라당 후보를 견제하기 어렵다는 공통의 인식을 갖고 지난 10일 경선방식을 통한 야권 후보 단일화 방안에 합의했다.

방식은 박장수 후보 추천 10명, 김대훈 후보 추천 10명, 시민연대 추천 40명으로 선거인단을 구성하고 11일 하루동안 Email을 통한 선거운동을 진행한 후 12일 투표를 통해 후보자를 결정하도록 했다.

두 후보는 경선결과에 승복하고 이의를 제기하지 않는 한편 탈락한 후보는 승리한 후보를 적극 지원한다는 큰 줄기에 합의하고 각각 합의문에 서명을 날인했다.

결과적으로 김대훈 후보는 유효표 총 57표중 31표를 획득, 26표를 얻은 박장수 후보를 근소한 표차로 누르고 단일후보에 확정됐다.

하지만 단일화 과정에서 탈락한 박장수 후보는 13일 돌연 합의정신을 저버리고 본선거 후보에 등록했다.

박 후보는 14일 본지와의 통화에서 “선거인단 구성부터 불공정했다. 도저히 이길 수 없는 판을 미리 만들어놨다”고 불복 이유를 밝혔다.

박 후보는 “선거인단 투표와 별도로 여론조사를 실시해 이를 50% 반영하는 방식으로 재검증한다면 이를 받아들일 용의가 있다”고 밝혔지만 이미 원칙과 합의를 무시한 박 후보의 요구는 그 자체가 모순이다.

결국 단일화를 중재한 시민연대측이나 경선에서 승리한 김대훈 후보나 아까운 시간을 낭비하고 ‘헛심’만 쓴 셈이 됐다.

더구나 시장 후보 단일화 논의과정에서 앙금이 쌓인 두 야당 사이 감정의 골만 깊어지지 않을까 우려를 낳게 됐다. 시민연대는 내심 이번 단일화과정을 통해 여타의 선거 후보간 단일화에 대한 기대도 품었었다. 이래저래 힘빠지는 결과다.

결과적으로 실패하긴 했지만, 경선에 승리한 김대훈 후보는 “개인적으로 지역위원회의 입장에 맞지 않는 부분이 될 수도 있었지만 한나라당 심판이라는 대의를 위해 이번 후보간 단일화에 합의했었다”며 “이번 경선은 단순히 후보간의 약속만이 아니라 후보 단일화를 요구하는 시민들과의 약속이다”고 유감을 표했다.

시민연대 이적 공동대표는 “박 후보의 등록에 상관없이 우리는 정상적인 경선방식을 통해 단일후보를 선출했다”며 “이달 20일 이후 적절한 선에서 후보들의 자질을 평가하고 민주세력의 대안이 될 수 있는 후보에 대한 지지여부를 표명할 것”이라고 밝혔다.

황인문 기자  im@gimp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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