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통선 용강마을 생태관광지 조성에 대한 소고(小考)

지난 3월23일 국가경쟁력강화위원회는 ‘한반도 생태평화벨트’ 조성방안을 통해 DMZ의 생태와 문화적 가치에 대해 강조했다. 즉 생태ㆍ문화 콘텐츠 발굴에서 생태뿐만 아니라 문화적 요소의 중요성을 포괄하고 있다. 김포시에서도 민통선 용강리를 ‘농촌전통테마마을’과 ‘매화마름 보전 및 관광자원화’ 계획으로 추진하고 있다. 일반인의 출입이 제한되었던 민통선에 테마마을이 조성되어 관광자원으로 활용되는 것은 반가운 일이다. 필자는 용강리를 답사한 결과를 바탕으로 몇 가지 의견을 개진한다.

먼저 용강리 매화마름 생태조성에 따른 마을 입구에 세워진 명칭이다. 마을로 들어가는 초소 입구에 세워진 명칭은 ‘매화미르마을’이다. 매화마름과 용의 고어인 ‘미르’를 사용했다. 문제는 매화미르마을의 명칭이 현재의 마을 이름과 혼동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용강리 매화미르마을의 매화는 매화마름이고 미르는 용강리가 용의 전설이 많은 곳으로 함축해서 표현했다는 부연설명이 따라다닐 것이다. 또 하나는 ‘매화미르마을’의 명칭이 영문과 한자로 표기하는 경우에도 타당한지 검토가 필요하다. 오히려 ‘매화마름’과 ‘미르’는 마을이라는 명칭으로 사용하는 것보다 상품이름과 프로그램으로 브랜드 가치를 찾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다.

다음은 매화마름 보전지역에 관해서다. 매화마름 보전지역은 강녕포구와 인접해 있다. 강녕포구는 조강포구와 함께 복원할 가치가 있는 김포문화의 자원이다. 현재 매화마름 보전지역에는 매화마름을 설명하는 안내판은 있으나 강녕포구를 설명하는 안내판은 없다. 앞으로 강녕포구를 설명하는 안내판을 설치할 것으로 본다. 차후 안내판 설치와 강녕포구를 복원하는 경우를 예측해서라도 매화마름 보전지역과 포구 경계선을 확실히 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조강리 마을회관에는 1945년도 조강포구에 살았던 마을을 그림으로 그려놓은 것이 있다. 강녕포도 마을을 조사하여 그림으로라도 남겨 놓아야 매화마름 보전지역을 찾는 사람에게 포구문화를 알리는 기회가 된다.

관광자원의 다양화 계획 중에는 용강리 개옥지 산 밑을 지나는 하천에 보트를 띄우는 것이 있다. 보트를 띄우는 것은 자연환경을 활용하는 프로그램의 다양성을 기하고 방문객을 유발하는 효과가 있다. 자연친화적인 뗏목도 하나의 방법이다. 그보다도 심사숙고 할 것은 하천은 둑에 앉아서 보고 걸어도 좋은 곳이다. 오히려 시멘트로 보강한 둑을 자연적인 둑으로 변형하여 마을 입구에서 둑을 따라 강녕포구로 걸어가는 곳으로 조성하는 것이 자연스럽다.

새롭게 조성된 용연이다. 용이 승천하고 통진 현감이 기우제를 지냈던 곳에 흔들의자를 설치하고 용연을 축소하여 쉼터로 꾸며놓았다. 문화 부문을 등한시하는 것은 협소하다. 용연을 본래의 크기로 복원해야 하고 용두레와 물레방아도 용연에 있을 것이 아니라 주변으로 옮겨야 한다. 그리고 못 주변에 설치한 조경석도 털어내고 흙둑으로 복원하여 오리나무를 심어야 맞다. 그리고 용머리를 설치한 발상은 용의 설화에서 이해하나 조잡하다. 오히려 그곳은 기우제를 지냈던 자리로 복원해야 한다. 용연과 용부리의 지맥을 살리는 것부터 세심하게 살펴야 강녕포구가 살아난다. 이밖에도 故이계월과 치군패, 용왕제, 상여 집 등도 문화자산이다. 나중에 축제를 기획할 때 필수적인 사항이 될 것이다.

용강리는 흥룡리에서 용(龍)과 강녕포에서 강(康)을 합하여 현재의 이름으로 사용되고 있다.이곳은 용의 설화가 많이 있는 곳이다. 대표적인 것이 용이 승천한 연못인 ‘용연’과 강녕포구 끝자락 지맥인 ‘용부리’와 유도로 거슬러가는 ‘용허리’, 김포의 여의주인 ‘유도’ 등 스토리텔링의 무궁한 자원이 있는 곳이다. 따라서 생태적 관점이 주(主)가 되는 바탕에 문화적 측면이 부(附)가 되는 것보다는 처음부터 문화ㆍ생태 콘텐츠를 종합해서 추진하는 것이 관광자원을 다양화하고 확대하는 요소가 된다. 자칫 문화자원을 소홀히 하면 현재 계획하고 있는 벽화의 내용과 상품이름 및 디자인을 만들어가는 바탕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다.

정현채  mr@gimp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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