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사는 정 배워가며 자존감 회복”
운영 어려움 극복위해 사단법인화 추진
과외식 수업 진행, 악기연주로 감성 깨워

세계적으로 교육열이 높은 것으로 둘째가라면 서러운 우리나라. 사교육 열풍이 나라 전체의 흐름인 와중에 가정형편이 어렵거나 부모가 없어서 학원은커녕 당장 끼니를 걱정해야 하는 아이들도 있다. 그런 결식아동을 데려다 급식을 제공하고 공부도 가르쳐 주는 사람들이 있다. 바로 지역아동센터 사람들이다. 김포에만 15개의 지역아동센터가 있으며 350여명의 아이들이 지역아동센터의 도움을 받고 있다. 김포시 지역아동센터 연합회 회장을 맡고 있는 구자철 목사를 만나서 센터에 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풍무동 선수교회에서 목회활동을 하며 아동센터를 운영하는 그는 목회활동을 시작할 당시 토요일마다 지역의 아이들에게 한문을 가르쳐 주고 라면을 끓여주던 것이 시작이 되어 현재 20여명의 아이들을 돌보고 있다.

구 목사가 운영중인 센터에선 방학 중에 아이들에게 점심, 저녁을 제공하고 학기 중에는 석식을 제공한다. 또한 사교육 혜택을 전혀 받을 수 없는 아이들이기 때문에 학교 공부를 보충하기 위해 과외식으로 철저하게 수업을 진행한다고 한다.

책을 많이 읽게 하고 특히 드럼, 기타 등 한 두 가지 악기를 다루도록 지도해오고 있다. 가정의 울타리에서 보호받지 못해 스트레스를 받거나 정서가 불안정해 응어리진 마음을 다독이기 위한 것이다.

“드럼 연주를 통해 마음에 쌓인 스트레스를 발산할 수 있도록 하고 피아노와 기타를 배우면서 정서를 안정시켜가는 것이지요. 정서가 안정되어 집중력이 생겨야 학교 공부도 잘 할 수 있기 때문에 음악과 같이 아이들의 마음을 정화시킬 수 있는 특기활동을 중요하게 여깁니다”

센터의 급식비는 김포시의 지원을 받고 있다. 시의 예산을 지원받는 것이기에 철저하게 계획된 식단을 바탕으로 음식을 만들고 있다. 급식비 외에도 국가와 도, 시에서 운영비를 지원받고 있지만 운영은 어려운 실정이다. 교회와 같은 종교시설은 교회 자체의 노력 외에도 성도들의 도움으로 운영이 가능하기 때문에 지역아동센터의 대부분 종교단체가 운영하고 있다. 현실적인 지원이 어렵워 개인이 운영하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고.

구 목사는 이 같은 운영상의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사단법인화를 추진하고 있다.

“우선 지역아동센터협회를 사단법인화해 구심점을 만들 계획입니다. 또한 시의회와 아동센터의 실무자 의견을 반영해 지역아동센터조례 제정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시의 운영비 지원문제를 명확하고 상세하게 법제화시키면 시와의 갈등 없이 운영을 할 수 있으리라고 생각합니다. 이와 함께 바자회 개최를 계획하고 있습니다. 여러 행사들을 통해 지역아동센터의 인지도를 높이고자 합니다. 얼마 전에는 체육대회를 계획했으나 신종플루 때문에 아쉽게도 무산되기도 했습니다”

구 목사는 지역아동센터 운영이 보람된 점도 있고 어려움도 뒤따를 수밖에 없다고 했다.

“처음에는 아이들이 공부방에 오기 싫어합니다. 처음 온 아이들은 대부분 대단히 산만하고 반항을 많이 합니다. 도벽이 있는 경우도 있고 심지어는 폭력적인 성향을 보이는 경우도 있어 통제를 한다는 것이 쉽지는 않지요. 그러나 오랜 시간 함께 시간을 보내고 밥을 함께 먹다보면 유대감이 생기면서 정이 들게 됩니다. 밥 정이 무섭지요. 저는 항상 아이들과 함께 식사를 합니다. 사람이 가장 친해질 수 있는 방법은 밥을 함께 먹는 것이죠. 그 과정에서 아이들은 사람 사이의 정을 배워가게 되지요. 어른들에게 버림받고 사랑받지 못한다는 외로움 때문에 잃었던 자존감이 살아납니다. 그렇게 되면 아이들이 자발적으로 공부방에 오게 됩니다. 그 과정에는 선생님들의 많은 인내가 필요하지만 서서히 변해가는 아이들을 보면 뿌듯합니다. 아동센터의 아이들은 가정의 보호를 받지 못하는 아이들이기 때문에 만약에 그대로 방치한다면 사춘기가 되면서 나쁜 유혹에 노출되어 잘못된 길로 빠지게 될 확률이 많으니까요. 또 재능은 많지만 가정환경이 받쳐주지 못해서 소질을 계발하지 못하는 아이들도 많습니다. 그런 아이들을 보호해서 바른길로 이끌고 가능성을 실현해주는 것에 아동센터의 의미가 있다고 봅니다.  더 나아가서 그러한 베풂을 받은 아이들은 자라서 또 다른 사람에게 베풀 수 있지만 사람들이 그 중요성을 잘 모르는 것 같아 좀 아쉽습니다. 가정의 지출 대부분을 아이들 교육에 투자할 만큼 교육을 중시하면서도 지역아동센터 사업에 대해서는 색안경을 끼고 바라보는 사람들도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아동 교육자로서 그는 ‘유태인식 교육’을 실현하고 싶다고 했다.

“개인의 수준에 맞는 철저한 교육을 통해 단계별로 학습능력을 향상시키는 시스템을 실현하고 싶습니다. 만약에 5학년 나이지만 2학년 수준밖에 안된다면 2학년 수준의 공부를 가르쳐 마스터하게 한 뒤 다음 단계를 밟아가야 더 빨리 5학년 수준까지 도달할 수 있다고 봅니다. 교회가 더 성장하게 되면 대안학교를 설립하여 꿈꾸어 왔던 시스템을 적용해보고 싶습니다”

약 한 시간의 인터뷰를 진행하면서 아이들을 위하는 마음과 교육에 대한 그의 열의, 철학을 엿볼 수 있었다. 누가 알아주길 바라고 하는 일은 아니기에 어려움을 감수해가며 지금까지 운영해 올 수 있었으리라. 우선은 자신의 자녀를 잘 키우는 것이 중요할 것이다. 더 나아가서 어려운 이웃의 자녀 또한 건강한 우리의 사회 구성원으로 성장하여 자신의 자녀와 더불어 살아가게 하기 위한 역할을 지역아동센터에 기대해본다.

편집국  mr@gimp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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