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축구경기로 세상이 들떠 있다. 우리나라는 당초16강에 드는 것이 목표였으나 이미 기대치를 넘고 있다. 아마도 이번 월드컵경기는 '이변의 드라마' 라고 해야 할 것 같다. 우승후보로 일찌감치 예견됐던 나라들이 줄줄이 탈락했다. 이미 우리의 선수들과 감독은 영웅을 뛰어넘어 국민우상으로 까지 부상했다. 골을 넣고 골 세리모니를 하는 모습이나 경기에 이기고 온 선수들이 잔디밭을 다이빙하면서 승리 세리모니를 하는 모습은 너무나 감격적이다. 대한민국 국민으로서의 자부심과 자랑스러움은 이루 말할 수 없다. 감독과 선수들에게 감사의 박수를 보낸다.

그러나 얄굿게 세상만사는 양지가 있으면 음지가 있는 법, 진 팀의 선수와 감독 그리고 응원단, 본국에서 TV로 경기를 지켜보던 그나라 시청자들 ... 그들의 안타까와하며 섭섭해하는 모습을 잠깐씩 볼 수 있었을 것이다. 대한민국은 비교적 축구후진국이라고 평가되었고 유럽의 잘나가는 그들은 자타가 알듯 축구선진국이었다.

그들이 우리와 경기를 갖기 전 그들이 넉넉히 이기리라고 누구나 예상했다.
다만 대한민국 국민만 가슴졸이며 승리를 소박하게 기대했다. 그러나 결과는 축구후진국인 우리가 이른바 축구선진국인 그들을 이겼다. 너무나 예상밖이었기에 우리는 기뻤지만 그들은 안타까움을 넘어서 분노하고 있다. 호텔집기를 부수고 카메라 앞에서 상스러운 손동작을 보이고 있다. 이긴팀은 진팀에게 겸손한 격려를 보내며 진팀은 이긴팀에게 찬사를 보내는 그런 모습은 전혀 찾아볼 수 없다.

진팀에 대한 멸시와 조소,그리고 교만하기 까지한 우월감, 이긴팀에 대한 한없는 적대감과 더 나아가서 원한까지 갖는 살벌한 분위기이다. 세계축제이며 최대의 스포츠 이벤트임에는 분명하지만 경기에 몰입해 갈수록 그리고 대회의 회수를 더해 갈수록 살벌함과 허허로움을 떨쳐버릴 수가 없다.

이미 오래전에 남미 어느 나라들은 월드컵 축구경기로 인해 전쟁까지 하였으며 자책골을 넣은 자국 선수를 총으로 살해하지 않았던가? 패널티킥을 실축하면 온갖 비난을 쏟았다가 어쩌다 골을 넣으면 또 그 입으로 선수의 이름을 외쳐대며 국민영웅 운운 하지않는가? 왜 사람의 마음이 이다지도 살벌하며 각박해졌을까? 어찌보면 동물의 세계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간사스러움과 몰인정이 초과학의 시대, 초문명의 시대를 살아가는 인간에게 있다는 사실이 안타까울 뿐이다.

경기의 승패를 떠나서 인간 내면의 복잡한 심리구조를 들여다보자. 그리고 우리 이제 좀 성숙하자.
어찌보면 재미삼아 한번 하는 이벤트에 존엄한 인간의 고운 심성을 팔아 버리지 말고, 같이 행복한 세상, 같이 즐거워하는 세상을 만들어 보자.

이긴자도 행복하고 진자도 불행하지 않은, 가진자도 행복하고 못 가진자도 그다지 불행하지 않은, 어른도 행복하고 아이도 행복한, 남자이기에 행복하고 여자이기에 또한 행복한 그런 세상이 될 수는 없는 것일까?

편집국  mirae@gimpo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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