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로 상징되는 민족의 아픔은 우리의 현실이다.
얼마 전 금강산에서 이루어진 남북 이산가족 상봉에서 52년 전 신혼의 단꿈에 젖어 있을 때 헤어졌던 남편을 붙들고 못 헤어진다고 절규하던 그 현실이 우리 민족의 현실인 것이다.
50년 이상이 되어도 치유되지 않는 남북 분단의 상처, IMF의 험난한 파고를 헤쳐오느라 지칠대로 지쳐 있고 빈부격차로 탈진 상태에 있는 서민들의 고통이 오늘 우리의 모습이다.
지구촌 시대를 향해 꿈을 안고 나아가야 할 민족의 행보는 부패로 얼룩진 지도자들로 인해, 갈 바를 잃고 좌초된 채, 허탈감에 젖어 낙심하고 있는 민중들의 탄식으로 얼룩져 있다.
6.25 당시 우리 민족의 현실은 참으로 암담했다. 나라의 독립된 것이 얼마나 되었다고 좌익과 우익으로 분리되어 싸우고 정당과 정파가 갈려져 서로 권력을 잡겠다고 모략하고, 비방하고 미국의 원조 속에 사는 사람들이 사치하고 향락을 일삼았다.
6.25바로 직전인 6.24일 저녁에도 육군본부 사령부는 밤새도록 술 파티를 하고 아침에 보고 받는 순간까지도 제대로 깨어있지 못했다고 한다. 불의와 부패와 부정은 심판의 전주곡이다.
지금 우리의 현실은 어떠한가?
대통령의 아들들이 비리로 연루되고 조사를 받고 구속되고 있는 현실이다.
한 아들은 직전 대통령의 아들이 구속되었던 그 방에 구속되었고 한 아들은 그 옆 같은 통로에 칸막이를 하고 구속되어 있다.
각종 게이트는 그 끝이 어딘지 도무지 종잡을 길이 없다.
얼마 안 되는 돈을 위해 사람을 죽이는 일이 계속해서 이어지고 있다. 겉으로는 화려해 보이지만 속은 곪아가고 있다는 증거이다.
그런데도 사람들은 돈도 벌고 경제적으로만 번성하면 된다는 생각에 사로잡혀 있다.
아무리 현상적으로는 화려해 보여도 우리민족에게 가장 큰 상처는 분단의 아픔이다.
분단의 아픔을 치유하는 길은 무엇인가? 먼저 아픔을 이해하고 감싸주는 일이다. 북한은 구조적 문제 때문에 가난과 굶주림과 헐벗음의 고통을 안고 있다.
진정으로 이 땅의 평화와 비젼의 역사가 이루어지려면 그들이 안고 있는 상처를 치유해 주어야 한다.
가난하고 굶주리고 있다면 먹을 것을 제공해 주어야 한다.
또 얽매임에서 벗어나고자 온 탈북자들을 돌보고 정착하게 하는 것도 상처를 치유해주는 일이다.
분단의 그림자인 조선족 동포들을 감싸주는 일 등 우리가 감당해야 할 몫은 무수히 많다.
배고픈 자에게는 빵 한 조각이 큰 도움이요 은혜가 되는 것이다.
민족의 분단된 아픔의 현실을 놓고 6.25를 잊지 않고 돌아보면서 오늘 우리가 할 일은 북한을 향해 도움을 주고 저들이 상처를 딛고 화해와 민족 통일의 비젼을 이루어가도록 함께 하는 일이 되어야 할 것이다.
6월에 펼쳐지는 월드컵의 기쁨, 그것은 한세기에 이런 일이 또 있을까 싶을 정도로 기쁜 일이다.
하지만 나의 건강과 풍요, 진정한 행복을 누리기 위해서 현충일과 6.25라는 민족적 아픔을 망각하는 일이 있어서는 안될 일이다.
편집국 mirea@gimpo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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