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9회 김포시의회 정례회에서 다룬 축제에 대하여 몇 가지 의견을 피력한다. 먼저 김포단오축제에 관한 것이다, 단오축제 예산전액 삭감은 어려운 경제현실과 김포시 예산으로 치러지는 행사에 비해 짜임새와 프로그램 부족에 대한 평가로 생각한다. 그리고 단오축제는 김포뿐만 아니라 전국에서 비슷한 프로그램으로 행해지고 있는 것으로 희소성은 없다.

그러나 아쉬운 것은 김포에서 진행되는 축제 중에서 단오제는 성격을 달리하고 있다. 단오제는 예산 투입에 비하여 산출되는 결과가 다르다. 단오제는 김포의 무형문화와 마을의 공동체문화로 접근해야 한다. 김포는 장릉에서 그네뛰기 대회가 있었고 통진읍 가현리와 마송리 할머니들은 어린 시절에 일 년 동안 부스럼이 나지 않는다고 창포를 삶아 목욕을 하였다고 한다.

김포의 단오축제는 오천년 농경문화의 바탕에서 통진 두레를 중심으로 만들어가는 모꼬지였다. 일반적인 축제와는 성격이 다른 단오제는 대단위 축제보다는 놀이문화에 해당하며 마을의 무형문화와 공동체문화가 내포되어 있다. 도시개발로 인하여 마을이 점점 사라지는 현실에서 문화의 뿌리를 세우는 정체성 측면에서 단오제를 바라볼 필요가 있다.

단오축제를 통하여 부수적으로 얻는 것도 간과할 수 없다. 예상외로 학생들과 시민들은 창포를 만져보고 창포 향을 아는 사람들이 많지 않다. 그리고 하천에서 자생하는 창포도 흔치 않다. 다른 지역에서는 창포가 없어 단오 날 행사에 녹차 물로 머리를 감는 곳도 있다. 그러나 김포는 서암천에 창포가 자생하고 있다. 이곳이 예전에는 창포밭이라 불릴 정도로 창포가 많았다고 한다. 그러나 지금은 찾기조차 쉽지 않다. 창포는 오히려 단오행사를 시작하면서 보호되고 있는 실정이었다.

그동안 창포를 보호하기 위해서 예산을 지원받은 것도 없다. 오히려 창포의 자생 범위를 확대하기 위해서는 행정기관에서 이러한 것들을 미리 파악하고 예산을 편성해서 서암천을 창포천으로 만들었어야 했다. 예산이 편성되면 그만큼 책임이 따르기 때문에 최소한 단절은 되지 않는다. 단오제는 마을 잔치에서 시민들이 참여하는 축제로 전환하여 예산을 받게 되었다.

다른 하나는 문화는 한바가지 물을 넣으면 수십 배의 물이 쏟아지는 펌프가 아니다. 기다림과 대안제시가 부족하다. 단 한 번에 성과를 내려고 하는 것도 욕심이지만, 축제 한번 해보고 없애버리는 것도 성급하다. 축제가 기반을 마련하고 성공을 하기 위해서는 10년이 걸린다고 한다. 10년이 아니면 최소한 3회까지 기다리는 것도 방법이다. 단 평가를 전제로 해야 한다. 자체평가가 아닌 전문기관의 평가가 축제의 기본이다. 축제를 기획하고 집행하는 사람들의 책임이 먼저이나 평가와 대안을 제시하는 것도 소홀하지 않아야 한다. 그러한 이유로 지역축제심의위 조례가 제정된 것으로 알고 있다.
 
김포는 타 지역에 비해서 축제가 칠, 팔년 늦게 시작된 곳이다. 그리고 아직까지 김포를 대표할 만한 축제가 없다. 이유가 있다. 축제를 개발하고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곳에 투자가 미비하기 때문이다. 단지 행사 위주의 투입이 있을 뿐이다. 수년간 투자하여 연구한 프로그램을 공짜로 내놓을 사람은 없다. 타 지역 프로그램을 복사하지 않고 김포다운 프로그램이 나오지 않는 것은 왜 그런지, 조금만 살펴보면 알 수 있다. 축제 기획은 다른 곳을 몇 번 벤치마킹한다고 전문가가 되는 것도 아니다. 그리고 충분하게 준비되지 않은 상태에서 애드벌룬을 띄우는 것도 시민들로부터 외면당하는 경우다.

마지막으로 필자가 속한 단체에서 조강을 비롯하여 애기봉과 이웃해 있는 북한과 중앙아시아의 고려인들을 대상으로 기획하여 제출한 '조강 한민족 디아스포라 축제'에 관한 것이다. 일제강점기에 강제로 이주당한 고려인과 한국전쟁으로 흩어진 실향민을 비롯하여, 세계 각국에 흩어져 있는 한민족이 조강과 애기봉에서 문화교류와 경제교류로 만나(디아스포라)는 것이 축제의 골격이다. 조강은 남북으로 갈라진 접적지역으로 한강하구 중에서 평화지대로 남은 김포에서 유일한 곳이며, 삼한시대부터 최근까지 전쟁이 일어났던 곳이다. 이러한 내용을 근거로 기획하여 김포시 지역축제심의위에서 정식으로 제안내용을 설명하고 심의를 받아 문화예술과에서 편성하였다. 적법한 절차를 밟아 제출한 본 단체의 기획서는, 다른 단체가 제출한 것에 편승하여 끼워 넣은 적이 없다.

아직 속기록을 보지 못하여 정확한 내용은 알 수 없으나 모 지역신문에 활자화된 내용을 보면 시민의 공감대도 형성하지 못하는 것을 다른 축제에 끼워 넣기 식으로 제안한 꼴이 되었다. 이러한 내용이 사실이라면 졸지에 제대로 된 평가도 받아 보지도 못하고 기회주의자가 되었다. 예산을 심의하고 발언한 의원께서는 본 단체에서 지역축제심의위에 제출한 자료를 꼼꼼하게 분석했을 것이며, 전문적인 의견을 갖고 판단한 것에 대해서는 존중한다. 그러나 축제를 제안한 단체나 연구한 사람도 김포 시민이다. 시민으로서, 제안한 단체로서, 책임감이 있다. 연구도 없고 검증도 없이 군것질하다 갑자기 생각나서 기획한 것이 아니다. 김포의 역사와 자연환경 및 문화를 근거로 기획한 것이다. 수년 동안 자발적으로 조사하고 연구하여 지역발전을 위하여 제출한 내용들을 존중하지는 못할망정 무시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

정현채  mr@gimp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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