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교회는 소위 전방에 있는 ‘전방교회’로 군인들의 마음이 머무는 고향 같은 교회다. 교인들의 80%가 군인이고 교인과 목회자는 섬기는데 누구보다도 열심이다.

민간인 군성직자인 최병옥 목사는 7년전 이곳에 교회를 세우고 전방목회를 시작했다. 겨울에는 해병대들의 군화를 군화건조기로 말려줘 보송보송하게 신겨주고 마음이 배고픈 군인들에게는 상담자로서 다가가 위로해주었다.

특히 해병대들의 군화는 세무군화로 물에 취약한 것이 특징이어서 동상이나 무좀에 걸리기 쉽다는데, 그 군화를 몇 년째 말려주었다.

“지금은 신청사를 짓는 데마다 군화건조기가 나와요. 초기에는 우리가 식당에서 장갑말리는 기계를 군화건조기로 사서 굳세게 말려주었습니다”

아직 이 교회의 형편이 그리 넉넉해 보이지 않는 것은 누구라도 보는 순간 알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교회에는 매주 70~80명의 군인들이 줄기차게 예배에 참석하고 성가도 하고 연주도 하는 등 아름답고 독특한 공동체를 이루고 있다.

45평의 조립식 건물인 이 교회에는 이색적으로 전화기가 뒤편에 한 대 놓여있다.

군인들이 애로사항이 있으면 이 전화를 쓴다. 고향안부도 묻고 이곳에 와서 개인적인 애로사항이 있으면 해결 받는 곳이다. 이들의 카페는 해병대제 2사단 나눔교회(http;//cafe.naver.com/nanumchurch)로 이 곳에 배치 받는 군인 가족들이 환영하는 소식나눔터이다.

“우울증이나 왕따 등 적응을 잘 못하는 군인들을 상담해 준 다음 다 나았다고 고마워하기도 합니다. 기억에 남는 것은 죽는다고 쓴 아들편지를 가슴에 붙이고 찾아온 부모를 만나 아들 마음을 바꾸고 그 아들이 제대할 때 베레모를 쓰고 인사 왔던 일입니다. 또 몸이 반신마비가 된 군인보고 눈물 흘리며 교인들과 3개월 이상 걸어 나와서 ‘같이 근무하게 해 달라’ 기도를 한 후 정말로 병원에서 걸어 나와  잘 제대한 일도 있었구요. 군인과 함께 하려면 그들의 언어를 써야 해요. ‘요즘 빡세냐?’ 물으면 언어로 이어지는 일체감이 생기고 마음을 털어놓게 됩니다”

최병옥 목사는 고향도 지키며 군인의 매력을 너무나 잘 알고 나누고 섬기는 목회자다.

“교인들이 대단한 겁니다. 매주 한 번도 고기를 안 먹인 날이 없어요. 교인들이 돌아가며 군인들 먹일 고기를 사 날라요. 김장도 400포기 했습니다. 성탄이나 명절 때도 부대를 위문하고 고기를 보내줍니다”

교회 초기에만 해도 최병옥 목사는 쵸코파이를 들고 따뜻한 코코아를 들고 철책선에 근무하는 군인들을 찾아 위로했다고.

결코 넉넉하지 않은 나눔교회. 그럼에도 불구하고 열심히 나눔을 실천하는 교회, 그리고 최병옥 목사는 그래서 그런지 그렇게 맑고 아름다운 미소를 지녔다.

아내 정영순 사모(52)는 마송초 조리사로 근무하면서 빠듯한 월급으로 마이너스통장을 메꾸어가면서 살지만 이 교회의 정나눔은 7년째 이어지고 있다.  

누구라도 마음이 쓸쓸해지면 초코파이 한 상자 들고 이 교회를 가보라. 벌써 다시 차오르는 생의 기운으로 충만해지리라.

유인봉  mr@gimp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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