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월5일 사우문화광장에서 김포시에서 처음으로 시민들에게 선보인 낯선 모습의 축제가 선을 보였다. 축제의 이름도 길어서 ‘2008 김포교육 평생학습 & 주민자치 어울림 축제’였다. 필자가 집행위원장이었지만 기실 본인이 한 일은 별로 없었다. 집행위원회의에서 축제의 방향과 큰 흐름을 잡고, 당일 행사의 맥이 끈기지 않도록 신경을 쓴 것뿐이었다. 물론 관계공무원들과 참여한 각급 단체들의 노력이 축제를 볼만한 꺼리로 만들었다는 생각이다.

이번 축제는 평생학습도시를 준비하는 김포시의 노력으로 시작된 것이지만 축제 그 자체만으로도 의미를 부여할 만한 것이었다. 각 급 학교 학생들과 일반시민, 노인층, 유치원까지 전 생애에 걸친 시민계층의 참여가 한 공간에서 이루어졌고, 그것이 단선적으로 전개된 것이 아니고 동시 다발적으로 분야별로 전시되고, 체험되고, 공연이 되고 함께 즐길 수 있었다.

오전 11시 개회식 후부터 시작된 30여 차례의 공연은 오후 5시 끝날 때까지 이어졌고 평일이었음에도 관객이 항상 무대 앞에 진을 치고 있었다. 사우광장을 둘러싼 60개의 부스에서는 방과후활동, 체험학습, 창의교실을 즐기는 학생들과 학부모들, 주민자치센타 부스에 전시된 이웃들의 작품을 감상하는 시민들, 도서관 및 노인복지회관, 여성회관 강좌반 전시부스, 뒤편에 마련된 알뜰장터도 덩달아 시민이 끝이질 않았다. 시민들의 참여를 위해 노인종합복지관, 아름실버대학, 주민자치센타에서 수강생들이 오고 있었고, 교육청은 멀리 있는 학생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교통편을 배려해 주었다.

축제마당은 참여한 시민들이 무대에 서고, 자신이 만든 작품을 전시하고 스스로 감상하고, 학생들이 이웃학교의 방과후 활동교실을 체험하고 무대에 선 가수나 무용이나 합창이나 모두 시민들 그 자체였다. 특별히 유명가수를 모셔오지도 않았다. 몇 분의 사회자와 가수 두 분을 모시는 비용은 모두 일 이백만원으로 충당되었다. 비용이나 겉치레가 적었지만 시민모두가 흥겹고 즐거웠던 하루였다.

축제가 이만큼 성공한 것은 축제를 가능하게 한 김포시의 교육인프라가 있었다는 것이다. 우선 교육청에서 준비한 각 급 학교의 내실 있고 개성 있는 부스들이 학생과 학부모들에게 흥미를 주었고, 읍ㆍ면ㆍ동 주민자치센타 수강생들의 질적 향상과 자신감이 표현되었다. 여성회관, 시립도서관 수강생들과  노인종합복지관을 비롯한 노년층의 참여가 많은 시민들이 참여한 실적을 가져다주었다.

축제를 성공적으로 마치게 해준 또 하나는 김포시와 김포교육청의 협조체제가 확립된 점이다. 물론 MOU가 체결되어 있지만 기초 교육자치체제가 마련되지 않은 교육행정체제를 극복해준 김포교육청의 협조와 면동주민자치센타의 협조가 통일적으로 이루어진 점일 것이다.

부족한 부분은 집행을 담당한 입장에서 보면 일일이 열거할 수 없을 정도이지만 우선 몇 가지를 든다면 평생학습도시 개념에 대한 홍보가 부족했다는 점이다. 행사 시작에 앞서 의도적으로 경과보고를 해서 행사의도를 설명을 하긴 했지만 참가한 시민들이나 학생들 입장에서는 무척 낯설어하는 듯이 보였다. 당일 행사장 안에서 진행되고 있는 그 많은 내용에 대한 안내 전략이 없었다.

더 내실 있고 확대된 축제를 준비한다면 아직도 참여하지 못한 학습동아리들의 참여를 독려하고, 무대공연 부분 보다 체험공간이나 다양한 전시공간과 내용을 확장하는 것이 평생학습 축제에 어울릴 듯 싶다.

·시정발전위 교육체육분과 위원장
·전 경기도학원연합회장
·‘2008 김포교육 평생학습 & 주민자치 어울림 축제’ 집행위원장

최철호  opulent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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