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촌면 청암상가내에서 ‘대박집연탄갈비’ 식당을 운영하고 있는 전경옥(50세)씨는 주위 사람들로부터 '열심히 사는 사람'의 표본이 되고 있다. 중풍으로 20여년 가까이 누워있는 남편을 대신해 식당을 하면서 2억의 빚을 갚아내는 동안 철학자가 되었다.

일해서 빚지고 일해서 갚았다
그동안 이곳 청암상가내에서 갈비집을 운영해 왔었다. 갈비집 10년만에 2억이란 빚을 지고 말았는데 거의 모두 빌려준 돈을 못 받거나 보증을 섰다가 떼인 돈들이다. 모두 아는 사람들로부터 배신을 당하고 나니 제정신이 아니었다. 파산과 함께 입이 돌아가고 정신병원에 입원도 했었다. 이렇게 폐인이 되는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

그러나 처지가 낙담만 하고 앉아있을 수도 없었다. 어느순간 정신이 번쩍 들었다. 한번 쓰러지고 나면 다시는 일어서지 못할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다시 한번 이를 악물고 다른 식당에 주방장으로 취직을 했다. 자존심 따위는 모두 버리고 악착같이 일만 했다. 월급은 받으면 1원도 안 남기고 빚을 갚아 나갔다. 그렇게 주방장을 하면서 빚을 모두 갚았다. 결국 일해서 빚지고 일해서 빚을 갚았다.

국내산 고기만을 사용한다
맨 처음 식당을 할 때부터 소, 돼지고기는 국내산만 사용을 해 왔다. 몇푼 더 벌자고 내 양심까지 팔수는 없었다. 우리 농민들이 고생을 하는 것도 있지만 우리땅에서 기른 고기가 우리 몸에 좋다는 생각에서다. 조금만 덜 벌면 내가 고생을 하는 보람을 느낄 수가 있다는 생각에 처음부터 수입고기는 취급하지 않고 있다.  

열심히 사니까 주변에서 도와주더라
빚을 다 갚고 난 뒤 다시 식당을 한 지도 벌써 3년째가 되었다. 그동안 주변 사람들이 많이 도와 주고 있다. 나는 배운것도 없고, 집 형편이 쓰러지면 안되는 위치에 있다보니 열심히 일하는 것 외엔 다른 방법이 없었다. 죽어라고 일만 했다. 이런 내 모습을 본 주변 사람들이 하나 둘 도와주기 시작했다. 지금은 4개월째 주공아파트 건설현장 사람들의 밥도 해 주고 있다. 모두 주변 이웃들의 도움이라고 생각한다. 비록 부자는 아니지만 앞으로도 지금처럼만 살았으면 좋겠다.

일하는 사람들의 신문이 되어달라
세상이 험하다고 하지만 아직도 우리 주위엔 열심히 살아가는 사람들이 더 많다. 이런 사람들이 소외되지 않도록 배려하고 격려해 주는 미래신문이 되어달라.

김규태 기자  mr@gimp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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