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장 역사, 전통 잘 아는 아이들로 교육
“천상 교사, 다음 진론 교단에서 퇴임”
 

전세훈 김포교육청 교육장이 취임 1달을 맞았다. 김포와는 연구관시절 출장으로 김포지역 학교 10여 곳을 방문한 인연이 있다.

전 교육장은 “김포반도는 삼각주이면서 자연이 어우러지는 아름다운 곳”이라며 “역사적으로도 삼일만세운동이 광범위하게 펼쳐졌고 덕포진 등 전통이 살아숨쉬는 특별한 문화가 형성 되고 있는 곳”이라고 평가했다.

“김포에 왔으니 김포아이들을 길러내야지요. 교육과정의 지역화라고 할까요. 김포의 아이들이 글로벌한 인재가 되는 것이 바람직하겠지만 김포의 아이들이 김포를 모르면 뭐하겠나하는 것이 제 교육적 소신입니다. 지역사회 발전에 참여하는 사람을 기르는 것이지요. 김포에 사는 사람이면 김포의 역사를 잘 알아야 합니다. 강화에서 3년간 교사로 일한 적이 있는데 어린이들을 차에 태우고 강화 곳곳을 누비며 자신이 살고 있는 지역을 알고 사랑할 수 있는 자긍심을 길러주려고 노력했어요”

전 교육장은 교육현장에서 38년의 경험과 노하우를 쌓은 전문가다. 그는 누구보다도 교사의 태도와 전문성을 강조했다.

“교사들이 잘 가르쳐야 합니다. 방법론 또한 전문가가 되어야 합니다. 직업의식과 일에 대한 전문성을 가지고 프로가 되어야지요. 저는 연구원에서 7년을 일했는데요. 연구원은 교사의 전문성을 향상시켜주는 것, 즉 프로화 시켜주는 것을 위한 곳입니다. 교육연구방법강의나 시범학교 운영방법 등 전문성과 프로가 되기 위한 각종 연구를 수행하고 현장에 접목하는 것이죠”

김포의 학부모들에게는 ‘학교를 믿어달라’는 당부다. “학부모들이 학교를 신뢰할 수 없다는 것이 문제죠. 사실 학교에서 평가를 안하면서 학부모들은 자녀들의 교육 현실을 알기 위해 사교육쪽으로 이동할 수밖에 없었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동안 상실되었던 교사들의 평가능력을 길러주고 학교별 평가를 철저하게 해서 교육을 왜 가르치는지 무엇을 가르쳐야하는지 어떤 방법으로 가르칠 것인지, 배우고 나서는 제대로 알고 있는지, 그리고 행동이 어떻게 변했는지를 꿰뚫는 교육이 필요합니다”  

유난히 나무를 좋아한다는 주인을 닮아서인지 그의 집무실에는 소나무분재와 수많은 난들이 초록의 생명력으로 같이 잘 어우러져 산뜻한 조화를 이루고 있다.

초면이지만 전 교육장과의 만남이 참 유쾌하다는 생각을 갖게 한다. 수많은 강의를 해왔던 경험과 다양한 세월을 통해 얻어진 삶의 진수가 그대로 녹아있어서일까? 대화를 하면서 내내 상대방과 걸림이 없는 즐거운 소통이 이루어진다.

권위의식이 느껴지지 않는 편안함이 좋다. 내내 물 흐르듯이 조용하지만 웃음 가득한 대화 속에 그의 교육철학과 가치관이 그대로 전달되게 하는 힘이 있다.

“모든 생물은 똑같지 않잖아요. 이 세상 사람은 더구나 똑같지 않다는 거죠. 뛰어난 사람은 잘 가르쳐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영재는 개발되는 것이라고 믿고 있습니다. 영재성이 발견되면 정말 잘 가르쳐서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고 믿고 있어요. 이를테면 빌 게이츠는 정보과학의 영재 아니겠습니까? 이순신이나 알렉산더는 정치적 영재라고 볼 수 있고 각 분야의 영재교육이 필요하다고 확신하고 있습니다. 솔직히 우리나라는 특수교육을 능가하는 전담장학관이 필요합니다. 우리나라는 특수교육만이 아니라 영재교육이 정말 필요합니다. 오늘도 사우고의 영재교육 현장에 다녀왔어요”

한 번 그를 만나면 참 솔직한 태도와 건강한 대화를 할 줄 아는 이라고 알게 된다. 전세훈 교육장을 만나면 청년같은 건강한 열정과  허허로움이 있다.

“교육장이 뭐 대단하냐”는 그의 말을 통해 권위를 넘어 어떤 인간적이고도 즐거운 에너지를 만난다. 개인적으로는 동문회 만드는 것을 좋아해서 수원농고, 춘천교대, 인하대학원, 서울대 교육행정연수원전문가과정 등에서 만난 인연들과 즐거운 만남을 이루었다. 그들 모임의 동문회장을 맡아 봉사해오고 있다고.

짧은 축사로도 유명한데 적어도 1분 이내에 하고 싶은 말, 할 말을 모두 전하는 데 능하다. 
어느 자리에 서든지 시원한 목소리로 전할 말 전하면 단상에서 내려온다.

부인 김은순 교장(56)과 친구 같은 두 딸, 다소 엄숙한 사위(?)가 있으며 과거에는 유조차 한 대 분은 먹었을 거라고 하는 술은 지금 속이 텅 비어 마시지 않는다며 웃는데, 사실은 생사를 넘는 몇 차례 대수술을 통해 ‘진인사 대천명’을 이미 깨닫고 허허롭게 일하며 하루하루 즐겁게 산다고 했다.

교육계에서 인생항로를 시작해 교육장까지 되었는데 또 다른 비전을 가지고 있느냐는 후배들의 질문을 받았다고 한다. 다음진로를 묻는 후배들의 질문에는 “나는 천상 선생이니 학교 가서 아이들 앞에서 퇴임하고 싶다고 말했노라”며 활짝 웃는다.

2008 봄, 김포교육청의 교육장실이 진달래 활짝 웃는 봄만큼이나 화사하다.
 

유인봉  mr@gimp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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