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FTA 등으로 얼룩진 '600년만에 한번 돌아온다'는 황금돼지의해가 가고 '면하고 인내심이 강하다'는 쥐의 해가 돌아왔다.

김포시 하성면 시암리에 사는 60년생 김강환씨(49세)는 1만7천여평의 논농사를 지으며 성실하게 살아가는 대표적인 쥐띠다.

80이 넘은 부모님과 대학 1, 2학년에 재학중인 아들 형제와 함께 평생 농사만 알고 살아온 김강환씨 부부는 하루도 헛되이 살아온 날들이 없었다.

없는 살림에 초등학교 졸업장이 최종학력인 김씨는 15세 때부터 농사를 지어 왔다. 머리가 좋아 우수한 성적으로 학교를 마쳤건만 가정 형편이 여의치 않아 중학교에 진학을 하지 못하고 곧바로 농업전선으로 투입되야만 했다고 한다.

때문에 무슨일이 있어도 자식들만은 가르치겠다고 발버둥을 쳤다. 농한기가 돌아와도 하루도 쉬어 본 날이 없었다. 오로지 농삿일과 막노동으로 가정의 행복을 지키려 이를 악물고 살아왔다. 부인 구재숙(47세)씨도 농삿일 틈틈이 집에서 부업을 해오고 있다.

논농사와 함께 1천여평의 포도농사를 해오고 있는 김씨는 알뜰하게 살아온 덕분에 적은 돈으로도 지금까지 살아올 수 있었다고 말한다. 쥐띠해를 맞는 그의 소망 또한 소박하기만 하다.

'쌀값 좀 올려 주었으면 좋겠습니다'
모든 물가는 하늘 높은줄 모르고 올라만 가는데 쌀값은 항상 제자리걸음입니다. 이젠 그나마 목표가격마저 내리니 어쩌니 하고 있는데… 이렇게 되면 우리같은 사람들은 자식교육을 시킬 수가 없게 됩니다. 목표 가격을 올려주시고 품질 좋은 다수확품종을 많이 개발해서 우리 농민들이 돈을 많이 벌었으면 좋겠습니다.

'농기계임대사업을 더 늘렸으면 좋겠습니다'
당장 이양기를 사야만 하는데 빠듯한 살림에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습니다. 우리같은 사람들도 농기계임대사업의 수혜를 받을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저는 정말 열심히 살려고 하고 있는데… 저는 술도 안먹고 담배도 안 피우고 다방에도 안갑니다.

농사를 지으며 1997년부터 틈틈이 한강 배수문 관리를 해 오고 있는 쥐띠 김강환씨는 정말로 소박한 이 시대의 농민이다. 이러한 소박한 사람들이 잘 살 수 있는 그런 무자년이 되기를 소망해 본다.

김규태 기자  mr@gimpo.com

<저작권자 © 미래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