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 8시 월곶면 군하리의 한 식당에서 김포낙우회 김정대(55세)회장을 만났다. 김 정대회장은 월곶면 갈산리에서 14년째 젖소를 키워오고 있다. 낙농가들이 모두 그렇듯 김정대 회장 또한 저녁시간을 낸다는 것이 만만치 않았다. 사육두수는 75두, 하루 젖짜는 양이 1.2톤이 조금 넘는다.

글로벌시대에 맞는 사고방식으로 전환해야

“모든게 시대에 따라 바뀌어야 합니다. 글로벌시대에 맞게 이젠 관주도의 소극적인 자세에서 탈피하여 적극적인 자신의 주체성을 살리는 방향으로 업그레이드 해야 합니다.”

김정대 회장은 인터뷰 시작 부터 끝까지 ‘글로벌 시대에 맞는 사고방식’을 강조 했다. 생산하는 농민도, 이를 지원하는 행정도, 그리고 소비자도.

김정대 회장의 이러한 인식체계는 곧바로 김포의 농정현안으로 옮겨졌다. 농정과와 농업기술센터의 통합에 대한 자신의 입장을 차분한 어조로 풀어 나갔다.

“지난번 농업경영인사무실에서 있었던 농관련단체들과의 회동에서 접근방식에 대한 많은 차이점을 느꼈습니다. 시장이 강경하게 나온다고 우리까지 강경하게 나가면 결국은 핵심은 달아나고 서로 자존심 싸움만 하게 되는겁니다. 내가 강하게 나가면 상대가 자신의 문을 닫아버린다는걸 알아야 합니다. 상대가 왜 그러는지 충분히 이해를 한 다음에 상대의 입장에서 문제를 풀어가야만 합니다.”

이참에 시스템 갖추어야

김정대회장의 글로벌감각은 농정과와 농업기술센터의 통합에대한 해법에도 그대로 관통되어지고 있다.

“마음만 글로벌이 아니라 몸이 변해야 합니다. 요즘 축산농가들은 살아남기 위해 발버둥을 치고 있습니다. 그 결과 김포의 낙농 수준은 대한민국에서 1위를 달리고 있습니다. 또한 대한민국낙농은 세계 5위권 이내에 자리를 잡고 있습니다. 따라서 김포의 낙농수준은 세계적으로 가장 선진대열에 위치하고 있는겁니다. 그런데 낙농에 대한 행정은 어떻습니까? 공무원들의 수준은 절대로 낙농가들의 수준을 따라잡지 못하고 있는 현실입니다. 이것은 공무원들이 무능해서 그런 것이 아니라 자신의 생존권을 위해 노력하는 사람과 월급받는 공무원들의 차이인 것입니다. 때문에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한 방법은 사람이 아니라 시스템이 되어야만 합니다.”

김정대회장은 낙농가들이 평생 한번 하기도 힘든 ‘그랜드챔피언’을 두 번이나 수상을 했다(2003년,2007년). 그랜드챔피언은 소의 모양과 경제성등을 기준으로 최고의 소를 선정 하는데 사람으로 치면 미스코리아와 같은 상이다. 김정대회장은 “유질은 세균수와 체세포수를 기준으로 판정 하는데 이것도 김포가 전국 1위를 하고 있고, 산유량이 제일 많은 소도 김포가 전국 1위를 하고 있습니다. 다른시군은 2,3등만 해도 시장, 군수등이 나와 난리 법석을 치는데 우리는 너무나 조용하다”며 “축산인들에게도 많은 관심과 격려를 부탁한다”고 말했다.

김정대 회장은 거듭 시스템의 문제를 강조 한다. “농업행정의 궁극적 소비자는 농업인들입니다. 농민들과 상의하지 않고 일방적으로 행정을 펴는 것은 고객만족시대에 광고도 하지 않고 물건을 강매하는것과 똑같습니다. 시간 걸려도 충분히 광고하고 동의를 얻어야만 성공한 정책이 될 것입니다. 공무원들과 현장의 농민들이 머리를 맞대고 방향과 우선순위등에대해 토론하고 또 토론해야 합니다.”

축산은 환경문제주범 아닌 환경운동의 핵

김정대회장은 “축산이야말로 글로벌농법의 중심”이라고 말한다. “환경을 살리는 사람들은 인위적으로 녹지를 만들어가는 몇몇 환경론자들이 아닙니다. 환경을 살리는 사람들은 바로 우리 농민들입니다. 그런데 과학이 발달 하면서 점점 농업의 기반인 흙이 죽어가고 있습니다. 증산을 위한 비료 때문입니다. 땅을 살리는 가장 좋은 방법은 퇴비를 넣는겁니다. 따라서 축산을 살려 효율적인 퇴비를 확보 해야만 합니다. 이것이 순환농법입니다.”

이러한 축산의 중요성에도 불구하고 ‘환경파괴의주범’으로 인식되고 있는 현실에 대해 ‘위험한 생각’이라며 다시한번 순환농업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세계는 이미 식량전쟁시대로 접어들었습니다. 아무리 과학이 발달하고 장기이식을 하는 시대라 해도 생명이 살아있는 그날 까지 먹지 않으면 안 됩니다. 모두가 살아남는 방법을 찾아야 합니다. 그러려면 우선 생각이 변해야 합니다. 축산도 살고 경종(벼농사)도 살고 소비자도살 수 있는 방법은 바로 순환농법입니다. 볏집이나 풀을 먹은 소가 퇴비를 만들고 퇴비를 이용한 유기농산물을 소비자가 먹고...따라서 순환농법이야말로 진정환 환경운동인 것 입니다.”

이 시점에서 김정대회장은 또다시 글로벌을 강조한다.

“점점 도시화로 치닫는 현실에서 건물이 들어설때마다 생명은 그만큼 죽어가고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이젠 축산이 오폐수만을 방출하는 환경오염의 주범이라는 생각에서 벗어나야 합니다. 아파트가 들어서는 만큼 축산이 줄어들고 있는데 이는 모두가 죽는길로 가는 겁니다. 이러다가는 곧 퇴비도 수입해야만 합니다. 농민과 시민과 공무원이 머리를 맞대고 지혜를 짜내어 환경문제를 해결 해야만 합니다. 그래야만 우리 모두가 사는길로 가는 겁니다. 이것이 진정한 생명운동이자 환경운동인 것입니다. 이것이 모두가 상생할 수 있는 글로벌농법입니다.”

인터뷰를 마치면서 김정대회장은 농업기술센터의 통합문제에 대해 다시한번 시간을 갖고 토론을 했으면 좋겠다고 말한다.

“지금 전국적으로 농촌지도직의 국가직환원에 대한 운동을 벌이고 있는데 지금 통합을 했다가 만일 국가직으로 전환이 되면 그때 또다시 분리해야 하잖습니까?”

김규태 기자  mr@gimp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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