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월 30일 김포시농업기술센터(소장 정문영) 에서 ‘멋과 맛의 새로운 패러다임’ 이라는 주제의 이색적인 보고회가  있었다.

농업기술센터에서 농산물을 이용하여 술을 만들었다는 것은 그리 이상한 일이 아니다. 이날의 주인공들은 밭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잡초들이었다. 쇠비름, 까마중…그래서 ‘멋과 맛의 패러다임’이라는 주제가 사람들의 마음 속에 와 닿았던 것 같다.

뒤이어 지난 11월16일에는 농림부차관보와 함께 연에대한 간담회를 가졌다. 멋과 맛의 패러다임의 중요 소재인 연의 확대 재배에 대한 조건과 전망에 대한 간담회였다.

특별한 문제점이 발견되지 않는 한 앞으로 김포에서도 쉽게 연을 접할 수 있을 것 같다. 연과 쌀을 소재로 ‘연미주’가 개발 되었기 때문이다. 특히, 추진력 좋은 강경구시장의 성격으로 볼때 논에 심어진 배나무를 보듯 김포의 곳곳에서 피어나는 연꽃들의 모습이 상상이 간다.

그러나 아무리 욕심이 앞선다 해도 실력이 뒷받침 되어지지 않으면 마음만 앞설 뿐 실천 하기가 어렵다. 김포시농업기술센터의 김포농업에 대한 새로운 패러다임의 내용을 제공 하고 있는 이인숙 농산물가공실장을 만났다. 이실장은 식품제조기사(1997년)와 식품기술사(2003년)자격증을 취득하고 있는 ‘양조학’의 실력자이다.

“작년 9월 30일 월곶면상담소에서 철수 하여 연구실을 맡았을 때는 정말 난감 했었습니다. 제대로 된 시설 하나 없었습니다.”

적은 예산으로 고민하던 이실장은 우선 맥주만드는 장비부터 구입했다. 맥주는 모든 술의 기본 이기 때문에 맥주를 만들 수 있으면 모든 술을 만들 수 있기 때문이었다. 다행이 큰 돈은 들지 않았다.

“FTA등으로 갈수록 쌀값도 떨어지고 그렇다고 농사를 포기할 수는 없고…결국 논을 유지 하면서 소득을 올릴 수 있는 방안으로 연을 고민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연을 중심으로 본격적인 연구에 들어갔습니다.”

면밀한 계획을 세운 이실장은 올 1월27일 이후 연구에 필요한 사람들을 초청하여 오픈닝파티와 함께 가공연구실발전을위한간담회를 열었다. 술 제조에 관한 기술적인 영역 뿐 아니라 국세청 사람들 까지 초청했다. 개발된 제품의 시판에까지 염두에 두고 있었던 것이다.

“맥주와 양주는 효소를 첨가해야만 하지만 전통주는 인위적으로 화학제품을 넣지 않아도 발효가 됩니다. 전통주는 한마디로 ‘주신’이 통제하는 술 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건국대학교 식품공학과에서 석사공부를 하면서 양주를 공부한 이인숙실장은 현재 서울벤처정보대학원대학교에서 발효식품학 박사과정을 공부하고 있다.

“술체험마을로 지정된 용강리 마을은 마을 전지역에서 1급수가 나오는 천혜의 자원을 가진 곳입니다. 맥주는 맥아가 40%의 맛을 좌우 하는데 비해 우리 전통주는 물맛이 술맛의 80%를 좌우하고 있습니다.”

이인숙실장은 용강리 마을을 사업파트너로 용강리에서 제조되는 전통주와 이실장이 개발한 연미주를 이용한 새로운 향토 특산물을 꿈꾸며 독일 베를린맥주연구소,일본의 술도가마을등에 대한 견학등을 다니며 연구를 계속 하고 있다.

김포시농업기술센터는 현재 연미주(연,석창포,알칼리수,김포금쌀),오행차(쇠비름,연,오행초,도꼬마리),NONOATO(쌀과 연을 이용한 피부염 개선용 기능성 화장품),허브쌀국수(까마중국수,쇠비름국수,도꼬마리국수,김포쌀국수)등을 개발해 놓고 특허 출연과 함께 사업파트너를 찾고 있다.

1990년에 농촌지도직에 입문한 이인숙실장은 처음엔 아무것도 모른채 먹고살기 위해 공무원을 시작 했다. 그 후 1993년에 생활개선계에서 ‘향토음식솜씨보유자 육성사업’을 지도하고 있었는데 당시 술담는 솜씨에 대해 지도하기 위해서 술에대해 공부를 시작한 것이 지금에 까지 이르렀다고 한다.

이인숙실장은 최근 농업기술센터에 쏠린 세간의 관심에 대해 “농업기술센터에 대해 애정을 가지고 자세히 들여다 보아 주었으면 좋겠다”면서 “우리 농촌지도사들이 농업에 대해 얼마나 애착을 가지고 노력들을 하고 있는지 제발 좀 자세히 들여다 보아 달라”고 주문했다.

또한 “우리 농촌지도사들은 농업의 경쟁력을 위해 일요일도 제대로 쉬지 못하고 뛰고 있다”며 “너무도 쉽게 농촌지도사들의 자존심과 사기를 꺾는 사람들이 야속하다”며 눈시울을 붉힌다.

김규태 기자  mr@gimp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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