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포시농민회 최병종 회장을 만났다. 그는 농정과와 농업기술센터의 통합을 추진하고 있는 강경구 김포시장의 일방적인 농업정책에 대해 이견을 보이고 있는 농관련단체들의 중심에 서 있는 인물이다. 최병종 회장을 통해 지방자치제가 시작된 이래 시장의 농업정책에 대해 유례없이 강한 의견을 제출하고 있는 농민들의 속내를 들여다 본다.

지난 11월 5일 시장을 면담한 자리에서 시장과 농관련단체장들 사이에 고성이 오고 가는등 강한 이견들을 표출 했는데 강경구 시장에게 특별히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정말로 안타깝다. 정책이 실행에 옮겨질때 울고 웃을 사람들은 공무원이 아닌 우리 농민들이다. 따라서 농민들은 자신들의 운명을 자기 스스로 결정하지 못하는 현실을 안타깝게 생각하고 있다. 그동안 많은 시군에서 통합을 해 왔고, 또 다시 분리도 해 왔다. 농민들은 이 점을 우려하고 있다.

그런데도 시장은 농민들의 의견은 들으려고 하지 않는다. 어련히 알아서 다 해 주고 있는데 왜들 시끄럽게 구느냐 하면서 짜증만 내고 있다. 많은 농민들이 시장의 농업에 대한 애착에 대해 높게 평가하고 있지만 이번일에 대해서만은 이해가 가지 않는다고 말한다. 토론회나 공청회 등을 통해 농민들의 불안감을 해소한 후에 통합을 해도 늦지 않을 것 인데 왜 그렇게 서두르는지 모르겠다. 

김포시의회 의원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면담이 있은 직후 시장이 의회에 찾아가 일부 단체장들이 선동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했다고 들었다. 더 이상 다른 말은 하고 싶지 않다. 김포시의회가 김포시청의 집행기구가 아니라면, 그리고 진짜 농업의 앞날을 생각한다면 농민들의 의견도 귀담아 들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우리 농민들이 주장 하고 있는 것은 무조건 반대가 아니다. 또한 어떤 것이 올바른지 확실히 알 수도 없다. 다만 농민들의 동의를 얻은 후에 집행을 하라는 것이다. 의회의원들이 올바른 판단을 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농정과와 농업기술센터 직원들에게.
정치적 논리에 부화뇌동 하지 말고 농업계공무원답게 소신껏 일했으면 좋겠다. 군사독재 시절에 우리들이 민주적인 농정을 요구하며 데모를 할때 공무원들은 모른척 하면서 기술연구에만 몰두해 왔었다. 그때는 답답했지만 지금 생각하면 그게 옳은길 이었다고 생각한다. 농업은 과학이다. 과학은 절대로 정치적 논리에 춤을 춰서는 안된다.

김포의 농민들에게.
김포농민들은 다른 시군의 농민들과는 다른 환경에 살고 있다. 하루가 다르게 개발되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보니 농산물값 보다 땅값 상승에 더 큰 관심들을 가지고 있다. 이러다가는 5천년 전통의 김포쌀 이라는 전통도 사라지게 될지도 모른다.

아무리 돈이 많아도 밥을 먹지 않고는 살 수가 없다. 농업은 돈 보다도 훨씬 중요한 것이다. 그런데도 많은 사람들은 농업 보다도 돈만 더 중요하게 생각 하고 있다. 그러다 보니 FTA도 찬성 하고 농지훼손도 찬성하고 있는 것이다.

농업은 식량을 담당하는 국가적 산업이다. 따라서 아무리 비싼 땅이라 해도 농사는 지어야 한다. 농사를 돈벌이 수단으로만 생각 한다면 경기도 지방은 농사를 하지 말아야 한다. 아니 우리나라 전체가 농사를 해서는 안된다. 우리 보다도 더 가난하고 값싼 땅을 가진 나라에서 농사 지은 것을 사다 먹어야만 한다.

그러나 현실은 그렇지 않다. 가난한 나라들은 대부분 선진국에서 식량을 사다 먹는다. 갈수록 이들 나라들의 식량 자급률은 떨어져만 간다. 우리나라도 그랬다.

현실만 보지말고 미래의 후손들도 생각 했으면 좋겠다. 후손들의 먹거리를 지킨다는 생각으로 점점 줄어들고 있는 농지를 지켰으면 좋겠다. 5천년 전통의 맥락을 이어갈 수 있는 김포를 만들었으면 좋겠다.

김규태 기자  mr@gimp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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