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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민 배제된 '밀실 농정' 반발기류 확산농정과-농기센터 통합 예고…시장실 항의 방문

김포시가 지난달 30일 농정과를 농업기술센터로 통합하는 입법안을 예고한 것과 관련 지역 범 농업계가 농민들을 철저하게 배제한 밀실행정이라며 크게 반발하고 나섰다.

   
 
 
 

이들 농민단체 대표들은 김포시의 이번 조직개편이 FTA 등으로 가뜩이나 어려움을 겪고 있는 지역 농업계를 더욱 위축시키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또 다른 한편으로는 입법예고에 앞서 농민단체와는 어떤 상의도 없었을 뿐더러 인터넷을 통한 예고자체가 농민들의 접근이 쉽지 않은 방식이고 입법취지 역시 명확히 확인할 수 없다는 반발이다.

최병종 김포농민회 회장, 조성구 전업농 회장, 복진선 농촌지도자회 회장, 이강봉 농업경영인회 회장, 기원종 금쌀연구회 회장 등 입법 예고를 뒤늦게 접한 농관련단체들은 긴급하게 강시장 면담을 추진하고 나섰다. 이들은 “인터넷에 입법예고를 해 놓으면 농민들이 다 볼줄 알았다고 생각하고 있는게 김포시 행정의 현주소”라며 “적어도 농관련 단체에게는 이러한 내용을 서면으로 전달했어야 하는 것”이라고 행정에 대한 강한 불신을 나타냈다.

이들은 또 “인터넷을 뒤져 입법예고한 내용을 살펴봤지만 어디에서도 이번 입법취지에 대한 내용을 확인할 수 없었다”며 “주먹구구식 행정에 의해 이리몰리고 저리몰리는 우리 농민들이 한심스럽다”고 자괴감을 나타내기도 했다.

농업기술센터는 농촌진흥청 소속인 도농업기술원으로부터 예산지원을 받고 있고 농정과는 도농정국으로부터 예산지원을 받는다. 이번 통합 예고에 대한 농관련단체장들의 극심한 반발은 통합으로 인해 농업에 대한 전체 예산이 줄어드는 것에 대한 우려도 섞였다.

오전 10시경 시청을 방문했다가 시장면담을 하지 못한 이들은 신명철 경제환경국장을 면담한 뒤 시의회를 방문해 정왕룡, 조윤숙 의원과 즉석 간담회를 갖고 “농정과와 농업기술센터의 통합은 김포 농업의 축소를 가져올 게 불 보듯 뻔하다”며 농업계가 느끼는 위기감을 전달했다.

이들 단체장들의 의견을 청취한 시의원들도 “아직 집행부로부터 구체적 내용을 통보받은게 없다”며 “지난번 조직개편때 임시처방적인 단기적 개편은 더 이상 하지 않기로 했었다”고 말했다. 정왕룡 의원은 “자치행정국장으로부터 조직개편에 대한 입법예고 통보를 받는 순간 당혹스러웠다”며 “서론과 본론이 없이 결론만 통보받은 상태”라고 난감해했다.

이 자리에서 기원종 금쌀연구회 회장은 “기술센터와 농정과는 그 역할이 명확히 다르다”며 “농업기술센터는 농민들에게 필요한 것을 시범사업을 통해 연구하는 것이고, 농정과는 이를 바탕으로 사업을 확대해 농민들에게 연구의 성과가 구체적으로 돌아가게 하는 것이 임무”라고 강조했다.

김포시의 입법예고안에 따르면 행정조직인 농정과를 기술조직인 농업기술센터 내에 부속시키는 형식을 취했지만 농민단체들은 결과적으로 행정의 우월적 지위에 밀려 농촌지도사업이 보조업무로 전락할 수 있다는 우려다.

실제로 지난 98년과 99년 두 차례에 걸쳐 행자부의 구조조정 추진지침에 따라 전국 72개의 시군에서 농정과와 농업기술센터를 통합하기도 했지만 통합 운영 후 기술직이 지도업무를 수행하지 않는 행정직으로 전락하거나 농업인에 대한 현장서비스가 약화되는 등 여러 문제점을 드러내며 다시 분리되고 있는 추세다. 농정에 대한 원칙 부재로 시장과 군수가 바뀔 때마다 통합과 분리가 반복되고 있는 것이다.

이와 관련 의원면담에 참여했던 한 인사는 “강시장이 천녀만년 시장을 할 것도 아니지 않느냐, 다음 시장이 다시 분리를 할 때는 이미 조직 자체가 축소되어 있을 것이 뻔하다”며 “미리 시행착오를 겪은 다른 시군을 충분히 벤치마킹 한 후에 신중하게 결론을 내려도 늦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이날 오후 5시30분경 시장실에서 다시 만났다. 신명철 경제환경국장의 주선으로 시장면담이 이루어진 것.

면담에서 강경구 시장은 “농정과와 농업기술센터간의 통합으로 지금까지 이원화된 체계에서 오는 문제점들을 해소하기 위한 방안이었다”는 설명이지만 농민단체들의 입장에서는 설득력을 얻지 못했다.

농관련 대표들은 농정국과 농업기술원 등으로 이원화되어 있는 경기도의 농정체계를 근거로 제시하고 “우리만 단일체계로 한다고 해결되지 않는다. 시장의 의도대로 되지 않을 것”이라며 완강한 반대의사를 표명했고, “입법예고를 유보해 줄 것”을 시장에게 강력히 요구했다.

강시장은 “누구보다도 찬성하고 환영할줄 알았던 농민대표들이 이럴 줄 몰랐다”며 당혹해하면서도 “농업을 위한 충정인 만큼 끝까지 밀고 나갈것”이라고 대응했다.

이에 농관련 대표들은 “시장의 의지는 알고 있지만 현재 이원화된 상태에서 생긴 문제가 통합된다고 해결되지는 않을 것”이라며 다시 한번 심사숙고를 요구했으나 강시장은 “그러기 때문에 강력한 소장이 필요한 것”이라며 자신의 의지를 다시 확인시켰다.

농관련대표들도 한 발도 물러서지 않았다. 이들은 “강력한 소장을 말씀하시지만 그것은 시장이 바뀌면 다시 원점으로 돌아갈 수도 있는 문제”라며 타시군과 외국의 사례 등에 대한 면밀한 검토를 재차 요구했다.

평행선만 긋는 지리한 논쟁이 이어지자 답답해진 강시장이 버럭 소리를 지르며 농정과와 농업기술센터의 계장들까지 모두 모이라고 명령을 내렸다. 농관련 대표들과 끝장토론이라도 하자는 것이었다.
이에 농관련 대표들은 “지금 시간이 저녁 7시인데 무슨 토론이냐, 할 이야기는 다 했고 이젠 시장의 결단만 남았다”며 자리를 박찼다.

면담과정에서 강시장은 제대로 된 자료 하나 제시하지 못했다. 김현곤 김포시농민회 정책실장은 “외국의 경우 지방행정과 농기센터와 농관련단체 등이 3위일체가 된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면서 “이들이 왜 하나로 통합하지 않고 운영하고 있는지를 면밀히 살펴 보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본질과 특성이 다른 두 조직을 단순 통합해서 될 일이 아니다”면서 “시스템의 문제를 개인역량의 문제로 풀려고 하는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결국 이날의 면담은 결론을 내지 못한채 끝나고 말았다. 면담을 끝낸 농관련대표들은 “이번 기회에 범 농업계의 의견을 모으자”며 6일 오후 6시에 축산단체까지를 포함한 관내의 모든 농관련단체들을 소집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기자수첩|김규태 기자

   
 
 
 
농업기술센터와 관련한 일련의 과정을 통해서 나타난 문제점으로 강시장의 인사스타일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모든 문제를 강력한 지도력으로 돌파하려는 강시장의 의지가 한편으론 직원들의 창조적인 의견결집을 차단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보여지기 때문이다.
이날 농관련대표들과의 면담 말미에 보여준 강시장의 태도가 바로 그것이다. 강시장은 농관련대표들과의 면담도중 농정과와 농기센터의 모든 계장급 이상의 직원들을 모이도록 지시를 하였다. 모두 모여 토론을 하자는 것이었다.
시장이 강력한 의지와 함께 내린 결론에 대해 토론하자고 할 때 과연 얼마나 많은 공무원들이 소신있는 토론을 벌일 수 있겠는가. 이는 강시장 자신이 더 잘 알 수 있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강압적으로 직원들을 소집하면서 까지 자신의 의지를 관철시키려 한 것은 일부에서 우려하고 있는 것처럼 자신의 측근의 자리를 마련하기 위해 조직개편을 추진하고 있다는 오해를 불러 일으키기에 충분하다.
농업계의 대표들이 반대하는 것을 제대로된 준비자료 하나없이 강압적으로 추진 하려는 강시장의 의도는 과연 무엇일까. 왜 강시장은 농업계대표들에게 한마디 상의도 없이 입법예고를 했을까. 강시장은 왜 공청회등을 요구하는 농업계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지 않는 것일까.

김규태 기자  mr@gimp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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