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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신의 2분기자수첩/신김포농협 이사 선거

신김포농협 이사 선거를 위해 열린 ‘임시대의원총회’. 말 그대로 모든게 ‘임시’ 그 자체였다. 이사 선거 이외에 다른 안건 하나는 ‘속전속결’로 마무리하고 본 안건인 이사 선거에 착수.

166명의 대의원 뒤쪽에서 잘 차려입은 40여명의 농민들이 차례차례 들어와 단상 옆쪽에 마련된 의자에 앉았다. 4대 이사에 출마한 후보들이다.

심예섭 선관위원장의 간략한 연설 후 드디어 출마자들에게 주어진 2분간의 발언시간. 후보들에겐 2분이 그냥 2분이 아니다.

출마자들에게 주어진 2분은 이번 선거 일정 중 유일하게 허용된 선거운동 시간이다. 대의원들에게 배달된 ‘선거공보’와 선거당일 주어진 2분발언 이외에는 아무것도 할 수가 없기 때문이다.

자신을 알릴수 있는 선전물은커녕 대의원들을 만나서도 안되고 전화를 해서도 안된다.

지난 21일 후보등록을  마친 직후 한 후보가 멋 모르고 몇몇 대의원들 에게 핸드폰 문자메시지를 보냈다가 선관위에 불려가 홍역을 치른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었다. 선관위에서도 비상이 걸렸다.

그 후보는 선관위로부터 ‘선거법 위반’혐의로 조사를 받은 후 ‘각서’를 쓰고서야 나올 수 있었다는 뒷 얘기다. 선관위는 그 후보에게 경고조치를 한 후 모든 후보들에게 선거법을 준수할 것을 다시한번 당부했다고 한다.

선거때만 되면 아르바이트 학생들까지 동원해 여기저기 문자메세지를 보내는 것을 생각하면 ‘여기가 대한민국 맞나’하는 생각까지 들게 하는 대목이다.

그렇게 숨죽이면서 선거운동을 해 온 후보들이 준비한 2분. 그 2분도 엄격하기 그지 없었다. 2분을 초과하게 되면 곧바로 종이 울리고 마이크가 꺼졌다.

40여명이 돌아가면서 2분동안 ‘출마의 변’을 하는 것을 지켜보던 대의원들의 표정 또한 각양각색. 어떤 때는 자신도 모르게 박수를 치고, 2분을 넘겨 마이크가 커지면 자신도 모르게 안타까운 탄성이 나오기도 했다. 모든 대의원들의 생각 또한 2분에 집중하고 있었다. 후보들의 연설이 좀 길어지기라도 하면 2분을 초과할까봐 모두들 가슴이 조마조마다.

2분의 위력은 대단했다. 2분 연설동안 박수를 가장 많이 받은 후보가 가장 많은 표를 얻어 당선됐다.

이번 선거기간 동안 대부분의 후보들이 전화로 선거운동을 했다고 알려지고 있다. 모두들 전화를 받은 대의원이 신고하지 않도록 신신당부하며 선거운동을 해왔다고 한다.

대부분의 후보들이 ‘전화라도 맘대로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선관위 관계자 또한 현행 선거법이 5개농협 합병을 한 규모 있는 신김포농협 현실과는 맞지 않음을 인정했다. 그는 “기회 있을 때마다 조합장님이 선거법 개정을 건의해 왔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때마다 돌아오는 답은 “조합원들은 모두가 같은 지역에 살면서 잘 알고 있기 때문에 굳이 그렇게까지 선거운동을 할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아직까지는 신김포농협처럼 거대한 조직이 많지 않기 때문에 법개정의 필요성을 느끼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동안 민주주의가 신장해 오면서 요즘은 초등학교 반장 선거도 대통령선거 뺨칠 정도라고 하는데, 6년연속 ‘클린-뱅크’ 달성을 하고, 상호금융 예수금 5천억을 달성한 조합원 7천7백명의 거대한 신김포농협의 이사선거를 치르는 동안 많은 이들이 답답해하고 있다.

하루가 다르게 변화하고 있는 요즘, 이젠 농촌도 변화의 물결에 적극적으로 합류해야 하지 않을까.
 

김규태 기자  mr@gimp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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