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전국각지에서 참여한 200여명의 차인들과 한재 후손들은 한재차밭에서 딴 차잎으로 차를 만들어 ‘차의 아버지(茶父)’ 한재(寒齋) 이목(李穆)선생께 드리는 헌다제(獻茶祭)를 개최했다.

한재 묘소와 사당에서 각각 진행된 이번 행사에는 전 농림수산부 차관이며 한재종중 중앙위원회 이병석 회장과 김포다도박물관 손민영 관장, 강경구 김포시장 등이 참석했다.

이 행사는 1986년 이후 해마다 정기적으로 개최해 오고 있다.

한재사당 경내에 마련된 한재차밭의 차나무는 한국차문화연구회가 당시 보성 차밭에서 2가마를 구입하여 차씨를 종이컵에 심어 온실에서 가꾸다가 1988년 이곳에 옮겨 심어 우리나라 최북단지역에 자리한 차밭으로 기록을 남기게 됐다고 한다.

다인으로서 이목을 주목하는 까닭은 고상하고 의미심장한 <다부>(茶賦)의 마지막 문장 때문이다. ‘다신(茶神)이 기운을 움직여 묘경(妙境)에 이르면 저절로 무한히 즐거우리. 이 또한 내 마음의 차이거늘 굳이 밖에서 구하겠는가(神動氣而入妙 樂不圖而自至 是亦吾心之茶 又何必求乎彼也)’

이목이 ‘차의 아버지’이자 ‘차의 신선’으로 불리는 까닭은 ‘다부’를 화룡점정 하는 이 한 구절 때문이다. 이목에게 차 한 잔은 단순한 기호식품이나 약이 아니라, ‘내 마음의 차(吾心之茶)’라는 마음과 차가 둘이 아닌 하나로 승화되는 다인이 지향해야 할 구경(究竟)을 보여주고 있다.

이목은 14세에 김종직 문하에 들어가 공부했고 19세 때 진사에 합격한 뒤 성균관 학생이 되어 유생들과 어울렸으며, 24세 때 연경에 가 육우의 ‘다경’을 읽고는 차와 인연을 맺는다. 귀국 후 25세 때 문과에 장원급제, 문명을 떨치기도 하지만 무소불위 권력을 휘두르던 윤필상을 탄핵하려다가 오히려 공주로 유배를 간다.

이후 이목은 연산군 1년 증광문과에 장원하여 영안도평사 등을 역임하다 연산군 4년 무오사화 때 윤필상의 모함으로 사형에 처해진다. 또한 임금의 생모 폐비 윤씨 복위 문제로 일어난 연산군 10년의 갑자사화 때 부관참시(剖棺斬屍)되는 비극을 맞지만, 훗날 신원(伸寃)되어 이조판서에 추증(追贈)된다.

김규태 기자  mr@gimp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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