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의 변천 과정에서 김포지역은 옛 군·현이 폐지되기도 하고, 다른 군·현에 흡수되기도 하고, 다른 주현에 속현이 되어 군·현의 형세가 축소되는가 하면 승격되어 현이 ‘군(郡)’ 또는 ‘부(府)’가 되기도 했다. 이렇게 군·현의 격이 오르내리는 것을 읍호승강(邑號陞降)이라고 한다.

김포가 시(市)가 되기까지 어떠한 역사적 과정을 통하여 오늘에 이르렀는지 그 읍호승강의 역사를 살펴보자.  -편집자 주

   조선시대 김포 · 통진의 읍격 변동(1)

이후 김포현 · 양천현 · 통진현으로 구성된 김포지역의 행정체제는 큰 변동 없이 조선시대 전 기간에 걸쳐 유지되었다. 하지만 읍격의 변동은 있었다. 
첫 번째 변동은 인조 10년(1632) 3월 11일 인조의 부모 묘인 흥경원(興慶園)을 장릉(章陵)으로 승격시키고, 동시에 읍호를 김포현에서 ‘김포군(金浦郡)’으로 승격시켰다. 이때부터 현령시대를 마감하고 군수시대가 시작되었다. 당시 김포현 현령이던 오달천(吳達天)이 군수로 승진되어 김포군 최초의 군수가 되는 명예를 안았다. 구체적인 기록을 보면, 실록 인조 10년 5월 8일자에 “김포를 군(郡)으로 승격시켰다. 성종 2년 고양현(高陽縣)에 경릉(敬陵)과 창릉(昌陵) 두 능이 있다는 이유로 군으로 승격시켰기 때문에 김포도 이러한 전례를 따른 것이다”라고 승격 이유를 밝히고 있다. 통진현은 이미 태종 13년(1413) 감무가 다스리던 고을에서 현감이 다스리는 고을로 승격되었다.
두 번째 변동은 숙종 20년(1694) 문수산성의 축성이 완료되어 통진현은 그 격을 도호부로 높였고 무관 이우항(李宇恒)이 초대 부사로 임명되었다. 실록 숙종 20년(1694) 9월 13일자는 “…남구만(南九萬)이 아뢰기를, ‘통진은 이 산성(山城)의 주인이니, 마땅히 고을 명칭을 승격시켜 중요시해야 할 것입니다’ 하니, 임금이 말하기를, ‘현을 올려 부(府)로 만들고, 무신 중에 품계가 통정대부(通政大夫)인 사람을 가려 보내는 것을 일정한 규례로 삼으라’…” 했다는 기록이 있다.
이 조치는 강화도를 보호하기 위해 통진에 문수산성을 쌓는 일이 끝나자 군사적으로 중요한 산성을 관할하는 통진의 읍격을 올려야 한다는 의견에 따른 것이다. 그러나 ‘통진도호부’는 ‘통진현’으로 다시 읍호가 강등되기도 했다. 숙종 36년(1710) 12월 11일자에는  다음과 같은 기록이 나온다. 
“통진부를 강등하여 통진현을 삼고, 홍주목(洪州牧)을 강등하여 홍양현(洪陽縣)을 삼았는데, 모두 삼성죄인(三省罪人)이 태어난 고을이기 때문이었다.”  
강등당한 이유는 삼성죄인이 태어난 고을이라는 이유였다. ‘삼성죄인’이란 의정부·사헌부·의금부 등 삼성(三省)에서 추국을 당할 만한 커다란 죄를 지은 사람이라는 뜻으로 강상죄인(綱常罪人)과 유사하다. ‘강상죄인’이란 조선 사회 질서의 기본인 삼강오륜을 저버리는 반인륜적인 행위를 지은 죄인으로 부모를 죽인 경우, 남편을 죽이거나 관노가 관장을 죽이는 경우로 조선시대 가장 죄질이 나쁜 범죄로 대역죄와 맞먹었으며, 죄를 지은 자는 무조건 사형이었다. 또한 죄인의 아내와 자식들은 관의 노비가 되었으며, 죄인이 살던 집은 완전히 밀어버리고 그 터에는 연못을 팠으며, 죄인이 살던 고을은 행정 명칭이 강등된다. 그리고 강상죄가 일어난 곳의 수령은 백성을 교화시키지 못한 이유로 파면된다. 한마디로 말해 정부는 강상죄에 대해 유교를 기본이념으로 하는 조선에 대한 도전으로 받아들였던 것이다.
또한 실록은 통진을 강화도에 귀속시킨 기록도 기술하고 있다. 숙종 38년(1712) 11월 5일자는 “…강화유수(江華留守) 조태로(趙泰老)가 아뢰기를, ‘통진은 강도(江都)와 실로 이와 입술의 관계인데, 문수산성이 통진으로 가는 요충지에 있어 그 위에 올라서면 강도의 형세가 환하게 보이지 않는 것이 없을 정도이니, 함께 지키면서 기세를 합친 다음에야 힘을 얻을 수 있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총융사(摠戎使)에 소속되었으니 강도에 대해서는 실로 서로 의지할 길이 없어졌습니다. 또한 군사 정세를 들어보니 모두들 강도에 소속되기를 바란다고 하니, 하문(下問)하여 처결하는 것이 좋을 듯합니다’ 하고, 이유(李濡) 또한 소속을 바꾸는 것이 편리할 것이라고 하니 임금이 이속시키도록 명했다….” 다시 말해 군사적인 이유를 들어 통진을 강화도에 소속시키기로 결정한 것이다. 행정상으로는 통진현이지만 군사상으로는 강도(강화도)에 소속시킨 것이다.                                

김진수 발행인  mr@gimp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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