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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소리

           가을 소리

                                  유영신

 

나무와 나무 사이 울음이 떨어지고 있다

내 눈에 시력처럼

 

베레모를 쓴 군인과

롱코트 긴 머리 여자가 안겼다 떨어진다

 

끈끈한 시간이 지나

떨어지는 초조함이 아찔하다

 

차창 밖 가을 풍경은 그림 전시회다

각자의 시선으로 사유하는

달리는 미술관

 

우주로 실려 가는 몸은 관성에 묻혔다

지나가는 것은 다 아름다웠다고

 

떨어져서 그립고 붙어있어 애틋한

딱 붙어야 하는 풀처럼

점성의 농도를 점검해 본다

 

[작가소개]

(유영신 김포문인협회회원, 김포문인협회사무차장역임, 김포문예대학15~23기수료, 한성백제문화제은상수상(2010), 제1회김포문학상신인상수상(2016),

 

[시향]

유영신 시인은 “가을 소리”라는 시에서 가을풍경에 대한 시인의 시선이 공감각적으로 종횡무진 달립니다. 나무와 나무 사이 낙엽들이 울음(소리)으로 떨어지고 있습니다. 낙엽은 시인의 시력이 점점 낮아지듯 바닥으로 떨어져 내립니다. 베레모를 쓴 군인과 롱코트 긴 머리 여자가 안겼다가 떨어지며 수평으로 간격이 생깁니다. 차마 서로 떨어지고 싶지 않겠지만 속절없이 떨어져야 하는 초조함에 정신이 몽롱합니다. 차창 밖 가을 풍경은 그림 전시회처럼 다채롭습니다. 저마다의 사색에 잠겨 내다보는 가을 풍경은 달리는 미술관처럼 그림이 이어집니다. 오늘도 우주로 실려 가고 있는 우리는 이제 관성이 붙었습니다. 지나가는 모든 것은 다 아름다웠다고, 떨어지면 그립고 붙어있어야 애틋하다는 곁, 딱 붙어야 하는 풀처럼 얼마나 끈끈한 곁이 되는지? 얼마나 살가운 곁을 둔 것인지? 어쩌면 신앙이나 사상, 학문이나 예술, 스포츠 등, 아울러 반려가 되는 동식물이나 무생물까지도 곁이 될 수 있겠습니다.

끈끈한 온기를 나눌 내 곁이 한없이 소중해지는 계절입니다. 세상을 다 주고도 바꿀 수 없는 곁 하나를 둔 당신은 진정 아름답습니다. 시인은 떨어져서 그립고 붙어있어 애틋한, 딱 붙어야 하는 풀처럼 내 곁이 얼마나 찰진지 헤아려보고 있습니다.

글: 심상숙(시인)

 

 

유영신  mr@gimp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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