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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절초

      구절초

                                김복희

 

깊은 산속에서

구월 구일 날

구절초를 캐었다.

 

거친 세상살이 같은

쓰디쓴 인생의 맛을

구절초에서 배웠다.

 

고난 뒤에 오는 정은

냉한 속을 다스리는 마음

따뜻하고 편안하게 해준다.

 

하늘이 더 맑아 보이도록…

(김복희 시집 『꽃잔치, 우리 오늘 행복하자』 문학시티 시선집 2020년)

 

[작가소개]

김복희 한국문인협회 회원, 한국현대시인협회 회원, 한국육필문학회 감사, 김포문인협회 회원, 문학의집 서울 회원, 광화문 사랑방 시낭송회 회원, 동화구연 지도자, 25회 경기문학상(공로상), 청계문학상 시 본상 수상, 시집 『바람을 품은 숲』 『겨울 담쟁이』 『쑥부쟁이꽃』 『생명연습』 『꽃잔치, 오늘 우리 행복하자』외,

 

[시향]

김복희 시인의 삶에 대한 시선은 결이 곱다. 시인은 매양 꽃을 바라보며 가슴속 꽃 멍울을 피워낸다. 고향 집 뜰앞, 할아버지와 함께 봉선화 채송화 백일홍 한련화, 그리고 맨드라미꽃을 가꾸던 추억이 가슴 한켠에 늘 자리하여 꽃물처럼 번지게 한다 (김복희 「봉선화 꽃물」 참고). 그리하여 수많은 꽃에 관한 시를 써낸다. 시인은 흰 눈이 내린 듯하고, 온 산이 하얗고 폭신한 이불을 덮은 듯하게 피어나는 구절초꽃을 보아두었다가“구월 구일 날” 중앙절에 “깊은 산속에서” 캐내게 된다.

“ 거친 세상살이 같은/쓰디쓴 인생의 맛을/구절초에서 배웠다.”

이 계절에 피는 꽃, 가을( 여우가 우는 추분 秋分,/도깨비불이 스러진 자리에 피는 사랑 아, -박용래 「구절초」 부분)이 데리고 온 들국화, 구절초꽃이다. 거친 세상살이 같은“쓰디쓴 맛”을 구절초에서 배웠다고, 맛은 쓰나 약효가 확실해서 모두가 좋아하는 귀한 꽃이다. 음력 5월 단오 때는 마디가 5개가 되고, 약효가 가장 좋다는 음력 9월 9일쯤 약재로 채취할 때는 마디가 9개가 된다고 하여 구절(九節)초라 불렀다고 한다.

“고난 뒤에 오는 정은/냉한 속을 다스리는 마음/ 따뜻하고 편안하게 해준다.”

마른 구절초 삶은 물에 발을 담그고 앉아서 맛은 쓰지만 향긋한 구절초 차를 마시면 몸도 마음도 편안하게 해주어 위로를 받게 된다. 그리하여 “하늘이 더 맑아 보이도록…”, 푸른 가을하늘 아래 지긋하게 자신을 지키며 마디를 완성해 가는 계절이다.

글 : 심상숙(시인)

 

 

 

김복희  mr@gimp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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