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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중매(雪中梅)

             설중매(雪中梅)

 

                                           수안 최해용

 

앞산 능선 휘돌아 한풍(寒風)이 몰아치고

뒤뜰 매화 가지에 흰 눈은 쌓이는데

 

살을 에는 칼바람 무릅쓰고

가지마다 알알이 꽃망울 피웠네

 

소복이 쌓인 한설(寒雪) 속에 발갛게 시린 얼굴

내민 설중매야

 

철석(鐵石)같은 너의 기질

섣달에 새봄을 차지하였구나

 

송죽(松竹)이 사절(四節) 푸른들

한겨울에 꽃을 피우더냐

 

산야목화(山野木花) 얼어붙은 동토(凍土)에

붉은 꽃망울 툭툭 터뜨리는

너의 굳센 기개(氣槪)에

 

내 무른 가슴 기대고 싶구나

 

[작가소개]

최해용  서강대학교 경영학과 졸업. 김포문협 회원. 제 21회 김포문학상 시부문 신인상 수상. 전)신용보증기금, 한국투자신탁. 매일경제신문 주최 금융상품대상 특별상 수상(2015). 금융감독원장상 수상(2020). 현)오라니장터 3.1만세운동 기념사업회 이사, 현)김포한강신협 이사장

 

[시향]

 남녘으로부터 매화 소식이 들려오면 누구라도 마음 달뜨고 행복해진다 그렇지만 그 행복감도 잠시, 이즈음의 변덕스러운 날씨는 우리로 낭패감을 맛보게 하는 일이 허다하다 느닷없는 눈(雪) 때문이다 매화에 마음을 두고 보면 한설이 매화에게 트집을 잡는 것 같고, 물러나야 하는 한설의 입장에서 보면 맨 가지를 혹독하게 재촉하여 꽃을 피우게 해준, 그 엄한 사랑도 잊어버린 채 매화꽃 봉오리가 마치 겨울과 싸우는 듯하니 이 풍경을 바라보는 우리에게는 봄의 발걸음이 더욱 더디게 느껴진다 그러나 봄은 매화나무 가지 끝에서부터 오고, 가지에 돋은 꽃봉오리에 흰 눈이 맺히면 약속이나 한 듯 우리들 마음은 젖어 들고 애처로움을 느끼게 된다 소나무와 대나무가 사계절 푸르다고 칭송받지만 한겨울에 꽃을 피우지는 못하는 터다

 매화여! 동토에 발을 뻗고도 붉은 꽃망울 툭툭 터뜨리는 너의 기개에 누구라도 무른 가슴을 기대보고 싶지 않겠느냐?

글 : 박정인(시인)

 

 

수안 최해용  mr@gimp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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