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수지에서 논물 대려면, 허락을 받아야 한다니, 말이 되는 소리입니까?"

월곶면에서 농사를 짓고 있는 A씨는 10여 년 전부터 매년 농번기가 시작되는 봄철마다 마을에 있는 저수지 관리 주체로부터 허락을 받고 논에 물을 대야하는 상황이 '어처구니가 없다'며 이렇게 말했다.

문제의 저수지는 1937년 월곶면 조강리 일대 농경지에 용수를 공급하기 위해 4만2820㎡ 규모로 조성된 조강저수지.

그러나 농번기에 자유롭게 이용하던 이 저수지가 2011년 김포시의 목적외사용 승인으로 관리권이 마을 수리계로 넘어가면서 주민들 사이에 갈등이 벌어지기 시작했다.

이어 2013년 몇몇 마을 주민들이 낚시터 임대 수입으로 마을 발전기금을 조성하겠다며 아예 마을기업을 설립하면서 저수지 운영권이 수리계에서 이 마을기업으로 넘어가면서 농민들은 이 마을기업으로부터 허가를 받아 저수지를 사용할 수밖에 없게 됐다.

논물을 대기 위해 저수지 수위가 낮아져 낚시에 장애가 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 저수지 관리인으로부터 허가를 받는 과정에서 표출되는 마찰을 피하기 위해 못자리가 급한 일부 농민들은 하수분기시설이 없는 인근 하천에서 양수기로 물을 퍼 올려 못자리를 내고 있다.

농민들은 "말이 검토지 허락을 받아야 한다는 거나 다름없다"며 "농업용수인 저수지를 논에 사용하는데 검토니, 허락 받아야 한다는 게 있을 수 있는 일이냐"며 분통을 터트리고 있다.

이런 가운데 2012년부터 3년 기한으로 승인되던 목적외사용 승인 기간이 2018년 5년으로 연장됐다.

이 마을주민 B씨는 "주변에선 사용기간이 3년에서 5년으로 늘어 난 것을 두고 곱지 않은 시선이 있다"며 "낚시터 입어료 수익금도 정확하지 않아 마을발전도 농업인들도 아닌 특정인들의 주머니만 채워지고 있다는 소문도 있다"고 말했다.

앞서 청와대 국민청원에는 조강저수지 농업용수 사용 제한에 대해 농업용수 확보 목적으로 조성된 저수지의 낚시터 사용은 저수지 본래 목적이나 사용에 방해가 되지 않는 범위 내에서 허가돼 농민이 필요한 때, 필요한 만큼 상시 사용가능해야 한다며 사전에 용수 사용 제한이나 허가는 농어촌정비법(제32조1항)에 위반이라는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시 관계자는 "일단 저수지 수문 개방이 필요할 경우 시에 알리면, 자유롭게 수문을 개방해 저수지 물을 사용할 수 있도록 조치했다"면서 "만약에 대비해 하수분기시설이 없는 개화천의 수질검사와 함께 주변 지역에 대한 환경단속도 함께 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 마을기업은 지난 2014년 낚시터 수익금 등의 공동자산 사적유용 등의 문제로 감사원 감사를 받기도 했다.

편집국  mr@gimp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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