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사이 정부 여당과 정치권에서 한강하구를 놓고 정책과 공약들을 쏟아내고 있다.

정부는 남북간 경제협력 방안으로 한강하구 모래체취 사업을 들고 나온데 이어 신곡 수중보와 잠실 수중보에 물류선박과 유람선이 통행할 수 있도록 갑문 설치 사업과 임진강 운하사업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또 열린우리당 진대제 경기지사 후보는 하구변의 철책 제거를 공약으로 내걸었고, 한나라당 홍준표 의원은 더 나아가 한강 하구의 뱃길과 백사장을 복원해 시민들이 강수욕을 즐기도록 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저마다 그럴듯한 환경정책을 내세우고 있지만 내심 ‘환경을 잡지 못하면 민심을 잡지 못한다’는 정치적 목적이 없지는 않을 터다.

우려가 되는 것은 자연을 이용하기에 앞서 이를 어떻게 보전해나갈 것인지에 대한 보다 신중하고 깊이 있는 논의단계를 거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물론 사업추진을 위해선 향후 환경성검토다 뭐다 나름대로의 검증을 거치겠지만 자연을 이용하는 것 자체로도 결코 가볍게 지나칠 수 없는 중량감을 지니고 있다는 점을 분명히 해야 할 것이다.

자연생태문화의 개발은 부지에 건물을 쌓아올리고 시설물을 설치하고 공사를 진행하는 일반 개발사업과는 달리 자연이 담고 있는 문화적 가치와 생태적 가치를 올바르게 살리는 것이 주요 목적이어야 한다.

한 번 훼손된 자연은 다시 되돌리기 위해 수백배, 수천배의 노력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지난 4월16일자로 김포시 고촌면 김포대교 남단에서 인천시 강화군 송해면에 이르는 38㎞, 1,835만평(60.7㎢)이 습지보호지역으로 지정됐다.

지역내에선 한강하구 습지지정을 놓고 큰 갈등을 겪기도 했다. 그 갈등의 원인에는 지역간의 이해관계에서 비롯되기도 했지만 김포의 문제가 외부에 의해 좌지우지되는 현실적인 비애가 더욱 컸다.

지역적으로 봤을 때 한강하구는 김포가 가지고 있는 최고의 경쟁력이자 무궁무진한 발전가능성을 내포하고 있는 자원이다.

이러저러한 환경정책이 김포와 김포의 자연에 독이 될지 약이 될지는 두고 볼 일이지만 무분별한 개발로 이어질 경우 우리시는 돌이킬 수 없는 상황을 겪게 될는지도 모른다.

지속가능한 발전과 생태계의 보전을 위해 개발보다는 한강하구의 중장기 보전계획이 먼저 논의돼야 한다고 본다.

아울러 김포시를 비롯한 관계기관의 보다 적극적인 환경마인드가 요구된다.

시민들은 맑은 공기와 깨끗한 물을 원한다. 또한 정부나 기타 외부기관에 의해 우리의 삶의 터전이 좌지우지되는 것도 바라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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