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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조

                    낙조

                                             하영이

 

서해바다의 타는 낙조를 보았는가

그 아름다운 낙조의 하루

세상은 이글거리는 태양처럼 소용돌이치고

저녁이 되면 타다 남은 태양이

어둠 속으로 사라진다

아무리 뜨겁게 달구어진다고 해도

단 하루 타고 마는 것을

그렇게 하루를 견뎌내는 일인 것을

웃음으로 채워진 시간이 얼마나 될까

상처내고 긁고 목젖을 세우고

하루하루 살아내고 나면

저녁노을은 모든 걸 품고

고요 속으로 잠든다

내일이 되면

내일의 태양이 솟아오른다

 

[작가소개]

[문학공간] 등단, 사)한국문인협회 김포지부회장과 문예대학장을 역임했다. 김포문학상본상, 김포시문화상을 수상, 시집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의 관계]와 시선집 [한강의 여명] [겨울에 피는 해파리] 등 여러 작품집이 있다.

 

[시향詩香]

1986년 우주왕복선 챌린저호는 발사73초 만에 공중산화하고 만다. 당시 레이건 대통령은 詩 “고공비행”을 인용한다. 아무도 침범하지 못한 높이에 있는 우주의 신성함과 신의 얼굴을 만지기 위해 손을 내미는 그런 ‘존 길레스피 매기’의 시를 인용한 것이다. 우리는 실제로 그분의 얼굴을 만질 수는 없지만 때로는 눈부시도록 아름다운 일몰이나 일출, 자연이라는 명상의 장소에서 그분이 내 가까이에 계신다는 놀라운 느낌을 경험한다. 누구는 이 순간을 “얇은 곳”이라고 부른다. 그 얇은 곳에 시인은 자신과 대화하듯 오묘한 만상을 바라본다. 하루가 천년 같고 천년이 하루 같다는 말씀을 굳이 이해하려들리 않아도 우리네 삶이 여행이며 순례자의 길인 것을, 웃고 분내고 사랑하고 이별하고, 그런 것까지도 아름다움으로 기꺼이 품고 가는 낙조, 그러나 영영 사라지는 것이 아니다. 어둠을 젖히고 이글거리는 용광로를 박찬 태양과 오늘, 그만으로도 축복이 아닌가!

글 : 송병호 (시인/평론가)

하영이  mr@gimp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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