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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활동과 문화지수(文化指數)정현채의 문화읽기(33)

김포에서 10년 세월이 넘는 동안 일속에 빠져 생활을 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닌 듯싶다.

중학교 3학년인 아이가 초등학교 입학하기 전부터 문화 활동에 몰입하고 있는 동안 어느 날 나보다 커버린 아이의 키를 보게 되었다. 이놈이 벌써 저렇게 자랐나! 그동안 아이가 자란 만큼 내가 해준 것은 무엇일까? 새삼스럽게 생각하였다. 글쎄? 아무리 생각해도 아버지로서 특별하게 해준 것이 없다.

언젠가 아이의 소원은 아빠하고 놀이동산을 함께 가는 것이라고 했다. 그 이야기를 듣고 아무리 일이 많더라도 조금만 생각했으면 충분히 다녀 올 수 있는 시간적인 여유가 있었을 텐데 그것조차 못한 것에 미안했던 적도 있다. 가정은 늘 뒷전으로 밀려나 있었기 때문이다.

처음 문화 활동을 커다란 목적을 갖고 시작한 것은 아니다. 직장생활을 하면서 남는 시간에 활동을 하고 싶다는 소박한 마음으로 시작하였다. 퇴근 후와 주로 휴일에 계획하고 추진했던 10년 세월동안 가족 나들이는 쉽지 않았고 준비된 하나의 행사가 끝날 시점에는 “이제 그만” 이라는 말을 수 없이 반복하게 된다.

문화 활동을 계속하면서 우리 가족을 잘 알지 못하는 사람들은 가정이 어려울 것이라고 미리 짐작하고 걱정을 해주는 고마운 분들도 있다. 사실 아내와 아이들이 이해는 할 수 있지만 함께 살아가는 사람으로서는 쉽지 않은 일이다.

늘 동전의 양면처럼 가족과 문화 활동에서 고민은 그림자처럼 따라 다닌다. 때로는 미치지 않고는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라는 것을 해가 거듭될수록 알게 되는 것도 있다. 그러나 물심양면으로 도움을 주시는 분들이 있기에 지금까지 계속적으로 활동할 수가 있었고, 가장 큰 힘은 아내의 이해를 넘은 적극적인 도움이다.

교육(敎育)이라는 그릇에 몸을 담고 있는 사람으로 교육의 영역을 지역으로 넓혀 학생들과 시민, 문화예술인들의 문화교류를 생각하며 문화 활동을 시작하였다. 학교에서 “독서토론 터”를 운영하면서 지역에 도서관 그루터기를 설립하게 되었다.

풍물 반을 운영하면서 국악교실 금파문화예술원을 만들었고, 나중에는 보다 전문적인 터전이 되고자 사단법인 전통문화예술연구소로 확대하면서 서로 교류하고 도움이 되는 문화구조의 틀을 만들게 되었다.

그러나 학교에서부터 시작된 문화 활동이 학생, 교사, 시민들과 상호 연결되어 배우고 공연하는 행사에 참여하는 동안 “시간이 없다와 있다“라는 것은 큰 의미가 없음을 알았다. 시간은 사용하기 나름이고 관심 있는 분야에 집중할 시간은 충분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시간보다 어려운 것은 주변 사람들의 오해의 눈길과 운영자금이다.

세상은 도움을 주고 걱정과 격려를 해주는 사람들도 있는 반면에 이해할 수 없는 언행(言行)으로 상처를 주는 사람들도 있다. 활동을 하다보면 그러한 측면에서 세상인심을 읽기도 하고 그 곳의 문화지수(文化指數)를 가늠하기도 한다.

지금 진행하고 있는 “제9회 머리가 하늘까지 닿겠네” 5월 5일 어린이날 행사를 비롯한 여러 문화활동의 작은 부분들이 언젠가는 내가 살아가고 있는 도시와 몸을 담고 있는 직장의 전체 문화지수(文化指數)를 높이는 작은 밑거름이 될 것이라는 생각으로 책상에서 길거리로 나서는 생활을 계속하고 있다.

정현채  mr@gimp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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