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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비

              꽃비                             
                                                                   
                                                      최경애

바람이 지나간 자리에
꽃잎이 날립니다
 
머리카락 위로 살그머니
꽃잎 몇 개 내려앉습니다
해마다 날리던 꽃잎에도
꿈쩍 않던 내 작은 호수는
잔잔하게 파문을 내고
쉰두 해의 봄은
잔인하게 바람에 날립니다
아스라한 봄볕에
시린 눈을 가려보지만
서럽지도 않은 것이 더 서러운 것처럼
자꾸만 이슬이 맺힙니다
어른거리던 이슬은 곧
햇살에 이끌려
꽃비 되어 날립니다
 
그렇게 또 한 번의 봄날이
흐드러지게 지나갑니다
 
[작가프로필]
전문시낭송가 겸  MC, 서정문학 수필로 등단했다. 국회의장기 한국종합예술대회 시낭송부문 대상, 심훈 전국시낭송대회 금상 외, 전)김포문인협회 사무국장, [詩쓰는 사람들] 동인으로 활동한다.
 
[시향詩香]
휘 ‘바람이 지나간 자리’에 하염없을 꽃잎뿐일까? ‘쉰두 해’가 그렇게 꽃잎에 바람 좇아가듯 날아 가버린 여정 한 자락, 버스 떠나자 두고 내린 우산이 생각나는 꽃비 젖은 어느 봄날처럼 그렇게 잊고 살아가는 조그만 일상일지도 모른다. 누가 많이 가졌다고 자랑할 것이며 누가 많이 안다고 내세울 일인가? 굳이 솔로몬의 잠언을 빌리지 않아도 삶이란 인생에 있어 꽃비인 것을, 시인이 바라보는 인생의 서정이 애틋하도록 애잔하다. 쉬 동화되는 마력 같은 끌림으로 이끈다. 어찌 보면 詩라는 것이 작품으로 탄생 되기까지 고통을 삐대다가도 의외로 ‘뚝딱’할 때도 있다. 그렇다고 문체가 가볍지 않은 것은 “꿈쩍 않던 내 작은 호수는/ 잔잔하게 파문을 내고/ 쉰두 해의 봄은/ 잔인하게 바람에 날”려 부서지는 아픔을 동반하기 때문이다. 그러할지라도 봄꽃은 바람 시린 통증에도 기어이 꽃을 피우고 마는 것처럼 ‘그렇게 또 한 번의 봄날이/ 흐드러지게’ 흩날릴 것이다.
글 : 송병호 (시인/문학평론가)

최경애  mr@gimp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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